|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1165-1168 어머니의 기도
1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어머니가 그리 좋아하시던 성가를
가만히 불러 봅니다
진정 어머니의 일생은
죽어서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알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죽음이 키워 낸
아름다운 열매입니다
2
어머니의 기도를 많이 받았던
대녀나 교우들이
어머니 떠나신 줄 모르고
근황을 물어 오면
저도 금방 목이 메고
그분들도 슬퍼하며 어쩔 줄을 모릅니다
믿음과 희망의 확신에 찬
어머니의 그 여린 듯 힘찬 기도 목소리
오늘따라 그립습니다
이웃이 제게 기도를 청할 적엔
어머니를 기억하며 용기를 냅니다
3
문병 온 이들에겐
"이렇게 누워서 인사를 받아 어쩌지요?"
하며 미안해 하시던 어머니
저의 친구 수녀들이
기도를 해드리겠다고 하면
그들을 위해 먼저
고운 목소리로 기도해 주시던 어머니
기도가 안 될 적엔
어머니부터 생각합니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 이라고
늘상 강조하시던 어머니
4
어머니가 내색 않고
안으로만 간직해 오신 슬픔들
고이 간직해 오신 꿈과 희망
간절한 기도
촛불을 켜고
새벽 미사에서
어머니 대신 봉헌하니
행복합니다
ⓒ이해인(수녀) <엄마/샘터>
|
|
|
|
|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