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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1. 그분은 나를 어떻게 아실까
교우 한 분이 목양실에 어항을 전해주었다
건조함을 막으라는 배려인데
무심코 고기들을 바라보면 마음도 무심해져
무엇보다 마음의 건조함을 달래기에 좋다
시클리트라는 물고기 아홉 마리가 어항 속에 사는데
어느 날 보니 두 마리가 특이하다
그 중 덩치가 큰 놈이 다른 놈들을 쫓아다니며 귀찮게 구는데
구석진 자리 한 마리한테만은 그런 법이 없다
마치 신방을 꾸민 신랑이 각시를 지키듯
다른 놈들은 가까이 얼씬도 못하게 한다
생김새는 물론 크기와 빛깔이 엇비슷하여
내가 보기엔 그 놈이 다 그 놈 같아 보이는데
저 놈은 어찌 그 한 마리를 기억하고 애써 지키는 것일까
어항 속을 바라보고 있을 때 퍼뜩 마음속을 지나는 생각 하나
그분은 나를 어떻게 아실까
이 넓은 세상 그 많은 사람 중에서
어떻게 나를 구별하실까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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