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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5 빈 의자의 주인에게
당신이 세상을 떠난 후
당신이 앉았던 빈 의자에서
나는 내내
당신의 그림자를 찾고 있습니다
세상 욕심 다 비워
뼈만 남은 당신을 닮은
하얀 시간들이
가만히 일어섭니다
웃기도 했다가
울기도 했다가
어쩔 줄을 모르는
시간의 얼굴
다른 사람이 와서
당신의 그 의자에
다시 앉을 때까지
내내 몸살을 앓는
우리도 시간 모두
가엽지 않습니까?
지금 대체 당신은
어디에 계신건가요?
기도도 안 되는
이 깊은 슬픔이
당신을 향한
우리의 기도 인가요?
그리움인가요?
ⓒ이해인(수녀) <작은 기도/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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