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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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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6-1268 침묵 일기
오늘은
향나무를
전지했습니다
밑동이 잘리면서
향기 더욱 진동하는
한 그루 나무처럼
잎만 무성한 말의 가지
잘라내어
늘 향기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향나무 연필 깎아
일기에 적습니다
말을 많이 해서
나도 모르게 금이 간
내 마음의 유리창을
이제사 침묵으로
갈아 끼우면서
왠지 눈물이 나려 합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쏟아버린
내 사랑의 말들이
거짓은 아니었어도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
오늘만이라도
잠시 벙어리가 되어
고요한 눈길
안으로만 모으고
말없이 기도하고
말없이 사랑하고
말없이 용서하면서
한결 맑아진 떳떳함으로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가장 온전한 집 한 채고
땅 위에 누울 그날까지
겸손한 한 채의 사랑방으로
억울해도 변명을 모르는
자그만 침묵의 집 한 채로
당신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이해인(수녀) <작은 기도/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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