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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재회

홍승표 정끝별............... 조회 수 677 추천 수 0 2014.06.23 17: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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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시선-돈詩]재회

 

재회

 

내가 네 번째 감옥에서 나온 뒤
그러고도 연금당한 날
나는 열 살쯤의 아이로
돈 천 원짜리에 새 한 마리를 그렸다
그것을 다른 돈과 함께 썼다

6년이 지났다
1998년 2월 16일새 그린 천 원짜리가
나에게 돌아왔다

경기도 안성에서 썼던 것이
바다 건너
제주도 KAL 호텔 앞 술집에서 나에게 돌아왔다

나 - 야 네가 웬일이냐
돈 - 오랜만이다

- 고은(1933∼ )

 

△ “이담에 커서 슈퍼마켓 주인이 될 거야, 사람들이 다 돈을 가져다 주잖아”라고 말하는 다섯살배기는 돈이 돈다는 걸 모른다. 낙서하다 가위질하다 내버리는 세살배기는 아예 돈을 모른다. 감옥과 가택연금 생활의 연속이었다면 돈과 자유로부터 가장 멀리 있었을 게다. 돈으로부터의 소외가 자유로부터의 소외고 자유의 감옥이다. 열 살쯤의 아이가 되어 천 원짜리에 새를 그린 까닭일 것이다.
돈을 새처럼 풀어주었더니 경기도 안성에서 쓴 돈이 제주도 한 술집에서 나에게 돌아왔다. 이렇게 돌고 돌아서 돈이란다. 돈줄이 막힌다, 돈줄이 탄다, 돈독이 오른다는 말은 돈이 돌지 못할 때의 악전고투를 이르는 말이다.

지혜로운 자는 돈을 풀어 되돌아오게 하고 돈이 쫓아오게 한다. 어리석은 자는 돈을 움켜쥐고 돈을 쫓아다닌다. 돈에 날개나 신발이나 바퀴 등을 그려 풀어줘 보자. 그리고 기다려 보자, 돌고 돌다 어떤 모습으로 되돌아오는지. 돈의 수레바퀴 안에는 어떤 인연의 사슬이 돌고 도는지.

정끝별 |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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