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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2020<하루기도/생활성서>106
루비콘 강을 건너다
저에게 어떤 책망을 내리셔도 좋습니다, 주님
그래도 저까지 저를 책망하진 않겠어요.
씩씩하게 고개 들고 저 생긴 대로
아니, 하늘이 빚어 주신 대로, 그냥 살 거예요
더 이상 주눅 들지 않겠습니다.
제가 그러면 주님이 더 속상하실 테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저를 책망하실 때,
주눅이 잔뜩 들어 엉거주춤 살라고 그러시는 건 아니잖아요?
좀 더 잘 살아 보라고
위험한 데는 가지 말고,
발걸음 하나 손놀림 하나 조심하면서 네 길을 가라고
그래서 책망의 얼굴로 사랑을 주시는 것 아닌가요?
주님, 더는 속지 않을 겁니다.
루미 말대로
반죽은 빵이 될 수 있지만 빵은 반죽이 될 수 없잖아요?
그러니 이제 저는 안심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거든요.
고맙습니다. 주님
저의 모든 것이 당신 작품입니다.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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