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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 할머니와 벌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2637 추천 수 0 2002.01.11 17: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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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1 할머니와 벌금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아쉬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는 몰라도 꼭 그렇게 처리되어야만 했을까,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건 나만이 아니어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어찌 보면 아주 작은 일일뿐입니다. 엄청난 일들이 어지럽게 벌어지는 세상 속에서 그런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닌 일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그러기에 아쉬움이 더욱 큽니다만,
작은 시골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할머니에게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경찰서에서 할머니를 오라 가라 부르더니 마침내 100만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벌금을 내라는 통지서가 날아든 것이었습니다. 일흔 네 살, 재미 삼아 가게를 꾸려가던 할머니에겐 날벼락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 대형마트가 경쟁하듯 생기는 것에 비해 아직도 시골에선 구멍가게가 생활의 한 수단이 됩니다. 몇 안 남은 코흘리개 아이들 간식거리를 파는 게 하루일의 고작일 때가 많지만요. 어느 날 한 학생이 찾아와 담배를 달라 했습니다. 학생 티가 나는데 학생에게는 담배를 팔 수 없다고 할머니는 거절을 했습니다. 그러자 학생은 건넌 말에 사는 아무게씨네 아들인데 아버지 심부름을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학생집 전화번호를 물었고, 집으로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학생의 아버지에게 확인을 한 뒤에야 담배를 내주었지요. 전에 한 텔레비젼 방송에서 양심적인 업주에게 '양심 냉장고'를 준 적이 있는데, 할머니에게 그런 기회가 왔다면 할머니도 좁은 가에 안에 새 냉장고 한 대를 들여놓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뒤로도 학생은 이따금씩 담배 심부름을 왔고, 전의 일이 있었던지라 할머니는 아무 의심 없이 담배를 팔았습니다.
그러던 중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학생에겐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여자친구의 방에 담배가 있는 것을 여학생의 아버지가 발견을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딸을 엄하게 추궁했고, 남자친구가 담배를 건네주었다는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흥분하여 남학생을 찾아 온 딸의 아버지는 남학생을 가게 앞으로 데려간 뒤 돈 2천원을 주며 들어가 담배를 사오라 요구했고, 겁에 질린 학생이 그가 시키는 대로 담배를 사 가지고 나오자 당장 경찰서에 신고를 했던 것입니다.
결국 할머니는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았다는 죄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그 일로 충격을 받아 밥도 못 드시고 자리에 눕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나는 법이 그렇게 매정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또한 불공평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시골 구멍가게를 꾸려 가는 할머니의 심정을 영 몰라주는 법이라면 누가 법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최소한의 법이 따뜻할 때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것 아닐까요.(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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