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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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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 영철이
저녁 무렵 염태고개를 넘어오다 영철이를 만났다. 초등학교 2학년, 규영이와 한반인 아이다.
사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인사를 하기까진 그가 마을 어른 중 한 명 인줄 알았다. 논에서 일하고 오는 사람처럼 온 몸이 흙투성이인데다 손엔 비료포대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가까이 다가온 녀석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흙투성이인 얼굴에서 피어난 웃음. 정말 해맑은 웃음이었다.
"영철아 뭐하고오니?"
흙투성이 차림도 그렇고 들고 있는 비닐도 그렇고 궁금해서 물었더니
"고기 잡았어요. 저수지 물이 줄어 고기를 잡았는데 보실래요?"
그러면서 녀석은 비료부대 속으로 손을 넣어 휘적휘적 고기를 움키기 시작했다.
"어디 갔나? 옳지!"
그러면서 고기를 한마리 잡아 올리는데 어른 손바닥 하나는 족히 넘을 붕어를 꺼내어 올렸다.
"어때요. 크지요?"
영철이는 제 손 크기를 넘는 붕어를 한손으로 움켜쥐고 자랑하듯 말했다.
"그래 아주 큰 놈을 잡았구나."
나는 한껏 영철이를 인정해 주었다.
보나마나 비료포대 안에는 크고 작은 붕어며 우렁과 조개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영철이 어머니는 식구들의 저녁상에 매운탕을 끓여낼까.
가물대로 가물어 저수지 물마저 바닥이 나도록 퍼내야 겨우 모를 심을 수 있는 이계절, 그래도 아이들은 바닥이 들어난 저수지에서 고기를 잡고, 고기를 잡느나 흙투성이 되었지만 그만큼 건강한 아이들, 자연속에서 크는 아이의 웃음이 더없이 건강해 보였다.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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