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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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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 참새
아랫작실에서 윗작실로 오르다보면 만나게 되는 폐방앗간. 서툰 솜씨로 여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곳이다.
방앗간 앞쪽으로는 사방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강으로 내려가는 개울이 있는데, 방앗간 바로 앞에는 그럴 듯한 바위가 모여 있어 아이들 물놀이 장소로는 제격인 곳이 있다.
물이 알맞게 고였다 흐르는 곳에 커다란 바위가 편하게 모여 있어 한여름이면 언제나 벌거숭이 아이들 차지가 되곤하는 곳이다. 병철씨 얘기로는 자기가 어렸을 때도 지금의 아이들 처럼 그곳에서 놀았다 하니, 동네 생긴 뒤로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동네 아이들 놀이터 구실을 했는지 그것을 쉬 짐작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다 싶다.
흐르는 개울물과 물놀이 하는 아이들 발자국에 바위가 닯으면 얼마나 닳겠는가. 오히려 흘러가는 세월에 바위는 부드럽게 마모되어 행여 아이들의 발이 다칠까 바위의 살결이 어느새 고운 곳이다. 동네 안에 존재하는, 뜨네기는 알 수 없는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늘 있곤 했다.
그런데 이젠 그것도 옛말이 될 듯하다.
얼마전 그곳을 지나며 보니 바위가 많이 망가져 있었다. 개울 둑 위에 있는 논다랭이들을 하나로 만드는 논경지 정리 작업을 겨우내 했는데 그때 포크레인이 바위를 되는데로 깨뜨려 놓은 것 같았다. 높아진 논둑을 지키기 위해 바위들을 둑 아랫쪽으로 쌓으며 되는대로 쌓다보니 모양도 거반 망가져 있었다.
생김새도 그렇고 날카롭게 깨어진 바위도 그렇고, 이제 그곳에서 노는 아이들 모습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누가 그 가치를 알고 눈여겨 지키기가 쉬웠겠는가만 아랫작실과 윗작실 사이, 문 닫은 방앗간 앞 좋은 물놀이터가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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