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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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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27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62 >에서
27. 호미
수많은 농기구 가운데서도 가장 간단하고 쓸모 많은 것이 아마도 호미리라. 저 작은 물건으로 가꾸어질 논밭을 생각하면 고개가 숙여진다. 그렇다. 호미를 잡은 손은, 그 손의 임자가 누구간에, 일단 성스러운 것이다.
호미를 잡는 순간 사람 마음이 단순해지는 까닭은 호미의 순결함이 전달되어서가 아닐는지?
"내가 순결하다고?"
"그래, 내 눈에는 너만큼 순결한 물건도 없지 싶다."
"세상에 순결하지 않은 물건이 있는가?"
".........?"
"아무리 살펴 보아도 찾을 수 없을 걸세. 왜냐하면, 세상에는 순결하지 않은 물건이 없으니까."
"하나 있다!"
"무엇인가?"
"인간(人間)!"
"아니야. 모든 인간이 다 순결하네. 나처럼...... 자네는 그걸 알아야 해."
"순결 타령은 그만 하자. 봄이 되었으니 네가 바쁘게 되었구나."
"옳은 말이지만 나는 하나도 바쁘지 않다네."
"........."
"하는 일이 있어야 바쁘든 말든 하지. 잘 보시게. 내가 무슨 일을 바쁘게 하던가?"
"김도 매고 북도 돋우고 그러지 않느냐?"
"그 일을 내가 하던가?"
"........."
"밭이 없는데, 풀이 나지 않았는데, 농부가 없는데, 내가 스스로 김을 매던가? 온 세상이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한다네. 이 비밀을 아는가?"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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