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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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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35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67 >에서
35.감꽃
바람이 분다. 감꽃이 떨어진다. 어렸을 때 감꽃을 줍던 손으로 지금은 돈을 세고 있다는, 시인 김준태(金準泰)의 싯귀가 생각난다. 전문(全文)을 찾아 읽어 보았으면 좋겠는데, 그럴수 없는 지금 형편이다.
떨어진 감꽃 하나를 주워 들고 들여다 본다. 앙증맞은 꽃이다. 아직은 부드럽게 물기가 남아 있지만 한 이틀 지나면 땅색으로 돌아 가면서 바짝 마를 것이다. 그리하여 가루로 부서지든 흙에 묻혀 분해되겠지.
그러고 보니, 이것은 떨어진 감꽃이 아니라 돌고 도는 대자연(大自然)의 한 모습이렸다.
"잘 보았네. 나는 감나무에서 떨어진게 아닐세."
"떨어진 게 아니라면?"
"내 뿌리가 묻혀있는 대지(大地)로 돌아온 것이지."
"말 되는군."
"말 되는 정도가 아닐세. 있을 수 있는 유일(唯一)한 말이지.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라, 돌아가는 것이 도(道)의 움직임이라고 하지 않았나? 세상에 있는 물건치고 돌아가지 않는 것은 없다네. 도(道)의 움직임 아닌 것이 없기 때문이지. 꽃이 피는 것도 돌아가는 몸짓이요 벌. 나비가 날아와 꿀을 따는 것도 그것들의 돌아가는 몸짓이요 자네가 이렇게 나를 상대로 수작을 나누고 있는 것도 자네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몸짓이라네."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선가? 그렇다는 얘길세."
"그러니 무얼 어쩌라는 말이냐?"
"자네는 꼭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딱한 종자(鐘子)로구먼!"
"............"
"굳이 원한다면 한 마디 해주지.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하면, 그러니까...... 그러니까, 요컨대 뭐냐하면... 안심(安心)하라는 얘길세. 싫으면 관두고......"
<우리 안에 있는 비밀스런 회전(回轉)이 우주(宇宙)를 돌게 한다.
머리는 발에 대하여, 발은 머리에 대하여, 서로 모른다.
상관없다. 그들은 계속 돌고 있다.> (Rumi)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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