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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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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37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68 >에서
37.집게
"사람들이 내 몸에 힘을 써서 나를 벌리고 무엇을 끼워놓지 않는 한, 언제나 나는 빈 몸일세. 나에게는 오직 내 몸이 있을 뿐이라네."
"그러나 그런 상태를 고집하면 너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다."
"나는 그 무엇도 고집하지 않는다네."
"좋아. 아무튼 그런 상태로 있는 한 너는 쓸모가 없는 물건이다."
"내가 이런 상태로 있으니가 쓸모가 있는 걸세. 자네는 그릇이 비어 있어서 쓸모 있다는 말, 들어보지 못했나?"
"........."
"그리고, 어째서 자네는 생각 생각이 마냥 '쓸모'쪽으로만 치달리는가? '쓸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그렇게도 벗어날수가 없다는 말인가?"
"........."
"나는 내가 자네한테 쓸모가 있어도 그만이요 없어도 그만이라네. 쓸모가 있다해도 어디까지나 자네한테 있는 것이고 없어도 역시 자네한테 없는 것이니까."
"옳은 말이다. 내가 너 같은 사물을 볼 때마다 '쓸모'를 생각하는 것은 너보다 먼저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쓸모'를 낳는게 아니라 '쓸모'가 너를 낳은 것이다."
"그러니 더욱 내가 나의 '쓸모'에 대하여 생각할 이유가 없는거지. 자네들이 나를 어디엔가 쓰려고 만들었다면, 내가 나의 '쓸모'에 대하여 걱정할 근거가 없는 것 아닌가?"
"........."
"하기는 자네도 누군가 쓸모가 있어서 만들었을 테니, 자네의 '쓸모'에 대해서는 그 누군가에게 맡겨두고, 나처럼......"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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