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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논바닥이 좋던?

임의진 임의진............... 조회 수 1632 추천 수 0 2001.12.23 15:05:20
.........
금빛 논바닥이 좋던?

눈을 비볐어 아침이었어
삽자루 들고 논길을 걸었지
들녘으로 뿌려지는 것은
햇빛이 아닌 금가루였어. 돈가루였어
침몰한 보물선처럼 낮게 엎드린
아랫골 대농(大農) 허씨네 논은

설움 설움 다 감추고
금발의 술집 누이처럼
허방 짚은 인생처럼
돈으로만 결과될 처녀성의 가치
나는 그따위 논의 허위를 보았어

금빛 논바닥은 지독한 화장발이더군
농부는 거기서 돈을 벌고
돈은 논을 벌고 논은 거기사
미래를 겁탈하고 미래는 아이들을
낙태하지

금빛 논바닥
눈부시지 않았어
저 억대의 장사치가
탱크만한 트랙터를 몰고
농약 담뿍 실은 분무기를 들고
무슨 짓을 해대는지를

무슨 가루를 뿌리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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