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아기 솔방울

이현주 이현주............... 조회 수 1474 추천 수 0 2002.03.14 23:58:16
.........

이현주44 <物과 나눈 이야기들/민들레교회이야기472 >에서

44. 아기 솔방울

무슨 까닭인지 아직 어린 솔방울이 떨어져 있다. 떨어질 때가 아닌데 떨어져 있으니 '좌절된 꿈'이라 할까?
돋보기 쓰고 자세히 들여다 본다. 비록 때 이르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정연한 질서의 흔적에는 빈틈이 없다. 그렇다. 자연은 그 자체가 완벽한 질서다.
내일 모레면 2천년 8월 15일. 이 나라 남쪽과 북쪽에서 헤어져 살아온 피붙이들이 눈물 뿌리며 만나기로 된 날이다. 이에 대한 소감(所感)을 아기솔방울에게 물어본다.
"사람이 아무리 날고 뛴다 해도 자연의 힘을 끝내 거스를 수는 없지. 이번 8월 15일에 있을 '만남'은 사람의 억지가 얼마나 힘없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네."
"무슨 뜻이냐?"
"피붙이를 서로 떨어뜨려 놓는 것은 억지야. 억지는 자연을 거스르지만, 그래서 얼마 못가지."
"네가 때도 아닌데 나무에서 떨어진 것은 억지가 아니냐?"
"아닐세. 사람의 손만 닿지 않으면 '억지'란 어디에도 있을 수 없지. 나는 떨어질 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래서 떨어져야 할 때에 정확하게 떨어졌다네."
".........?"
"사람들만이 억지를 부리지. 그렇지만 인간의 억지란 흐르는 물을 막아두는 댐과 같아서 넘치거나 터지기 마련일세. 이번에 두 김씨가 평양에서 만나 일을 벌인 것도 더 이상 두 정권(政權)이 억지를 부릴 수 없어서 움켜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네. 자네들 말로, 병주고 나서 약주는 격이지. 역사란 그렇게 흘러가는 강일세. 이번 일은 거대한 자연의 힘에 인력(人力)의 억지가 무너진 결과일세."
"........."
"무엇이 자연의 힘이겠나?"
"..........?"
빈틈없는 질서 그리고 그 열매인 아름다운 조화(調和)야 말로 자연의 힘 아닐까? 모르겠다.
인간 존재가 자연의 일부(一部)이자 자연이라는 사실. 이것만이 인간에 대한 절망을 극복할 유일한 희망이겠다.ⓒ이현주 (목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0 한희철 방학숙제 한희철 2002-03-21 982
2049 한희철 비를 기다리는 마른 땅 한희철 2002-03-21 1032
2048 임의진 미역국 임의진 2002-03-20 1735
2047 이현주 겨울산행 [1] 이현주 2002-03-20 1106
2046 이현주 내친구 이현주 2002-03-20 983
2045 한희철 안집사님 한희철 2002-03-20 912
2044 한희철 굽은 허리 한희철 2002-03-20 1111
2043 한희철 백지 한희철 2002-03-20 957
2042 한희철 혼자 배우는 자전거 한희철 2002-03-20 2122
2041 한희철 주포마을 한희철 2002-03-20 854
2040 임의진 띠리리리 띠리리리 임의진 2002-03-18 1818
2039 이현주 기도실에서 [1] 이현주 2002-03-18 1065
2038 이현주 아기 도토리 [1] 이현주 2002-03-18 1055
2037 이현주 매미 이현주 2002-03-18 1004
2036 한희철 한희철 2002-03-18 964
2035 한희철 땀배추 한희철 2002-03-18 1178
2034 한희철 열심히 살겠습니다. 한희철 2002-03-18 1137
2033 한희철 바쁜 목사 한희철 2002-03-18 1209
2032 한희철 가시고기 한희철 2002-03-18 1407
2031 임의진 죙일 기다렸는디 임의진 2002-03-15 1659
2030 이현주 다섯잎 클로버로 만든 서표(書標) [1] 이현주 2002-03-14 1626
» 이현주 아기 솔방울 이현주 2002-03-14 1474
2028 이현주 호박씨. 호박 덩쿨손 [1] 이현주 2002-03-14 2077
2027 한희철 물푸는 선수 한희철 2002-03-14 1571
2026 한희철 느티나무와 민들레 한희철 2002-03-14 1480
2025 한희철 황산마을 한희철 2002-03-14 1612
2024 한희철 아픔으로 드리는예배 한희철 2002-03-14 1437
2023 임의진 내 도깨비 바늘 임의진 2002-03-09 2212
2022 이현주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 이현주 2002-03-09 1723
2021 한희철 가짜 휘발류 한희철 2002-03-09 1616
2020 한희철 흐믓한 저녁 한희철 2002-03-09 1896
2019 임의진 요강에 꽃을 임의진 2002-03-07 2015
2018 한희철 따뜻한 마음 한희철 2002-03-07 1718
2017 한희철 1813. 농부의 아버지와 아들 한희철 2002-03-07 1822
2016 이현주 민들레 씨앗 [1] 이현주 2002-03-07 1983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