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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 나나니집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856 추천 수 0 2002.03.25 22: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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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 나나니 집

 

서재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나나니 벌 한마리가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와 귀찮게 굴길래 자리에서 일어나 손사래를 쳐 녀석을 쫓아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녀석은 또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 자기하고 놀자는 듯 책상쪽으로 다가와 주변을 맴돈다.

펜을 놓고 가만 눈여겨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책상 주변을 날던녀석이 택한 곳은 뜻밖에도 전화선, 돌돌 말려있는 전화선 구멍이었다. 돌돌 말려있는 전화선 구멍으로 쏙 들어가 버려 눈여겨 보지 않았다면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놀라운 마음으로 전화선을 길게 늘여보니 아뿔사. 전화선 안에는 언제 그렇게 지어 놓은 것인지 훌륭한 나나니 왕국이 건설되어 있었다. 맨 아랫쪽에는 진흙으로 막아놓은 마개가 있었는데 코르크로 정교하게 막은 마개 같았다. 진흙마개위에 녀석은 알을 낳고서는 열심히 열심히 배추벌레를 물어다 그 위를 채워놓고 있었다. 가느다랗고 길다란 배추벌레가 무려 열 한 마리나 들어 있었다.

전에 몇번 방바닥에 배추벌레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서도 그 이유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그것이 나나니 때문이었을 줄이야.

점심을 먹으며 나나니 이야기를 하며 나나니가 어디에 집을 지었는지 알아맞춰 보라고 식구들에게 문제를 냈다. 엉뚱한 곳이라 힌트를 주고 맞춰보라 했지만, 감히 전화선은 아무도 짐작을 못했다.

열고개를 하여 열번 안에 알아 맞추는 사람에게 상금 만원을 걸었지만, 그래 온 식구가 나서 열을 올렸지만, 이래도 땡, 저래도 댕 답이 틀리자 막내 규영이는 서재로 달려가고, 그래도 그 누구도 나나니 집을 알아맞추지는 못했다.

나나니의 엉뚱한 발상으로 온 식구가 한나절을 웃음으로 보냈다.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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