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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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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6 세대가 지닌 숨결
"저, 용암에 사는 박기호입니다."
전화를 건 분이 이름을 밝혔지만 얼른 누군지 짐작이 되질 않았다. 그러나 그분이 "지난해 제가 목사님께 뭘 하나 만들어 드리겠다 했는데 기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했을 때, 기억이 났다.
지난해 가을인가 인우재 뒷산으로 일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다. 벌묵을 한 뒤에 심은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 주변을 낫으로 깎아주는 일이었다.
용암쪽에 사는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한데서 먹으려는 새참을 인우재 마루에서 드시라 하였고 산중에 일하러 온 사람들게 차 한잔 대접을 했는데, 전화를 건 박기호씨는 그때 일하러 온 사람중의 한 사람이었다.
차를 마신 할아버지 한분이 인우재 주변을 둘러보며 주변에 있는 옛 물건들에 관심을 보였다. 옛물건들이래야 마을분들이 전해주신 게 대부분인, 항아리와 시루, 쟁기와 다듬이돌등 예전엔 생활용품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쓸모가 없게 된 그런 물건들이었다.
숫자도 많지 않고 대단한 것도 없는 물건들이지만 할아버지는 그런 물건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거듭거듭 인정을 하셨다.
"목사님 마음이 보통이 아니에요. 이런걸 소중하게 생각하는걸 보면" 젊은 사람이 당신를 기억해준다는게 고마웠을까. 돌아서는 길에 할아버지는 언제 시간이 되면 뭔가 하나를 만들어 전하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그 일에 대해 잊고 있었는데 일년여 만에 전화를 건 분은 바로 그날 그런 약속을 하였던 박기호 할아버지였다.
건너편 밭에서 고추를 따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건너 오셔서 반갑게 맞아 주셨다. 할아버지는 쇼핑백에 담아 벽에 걸어 두었던 물건을 꺼내셨다. 삼태기와 둥구미였다. 비닐 노끈으로 만든 작은 물건들이었다.
"별건 아니에요. 그러나 목사님이 우리 옛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고마워서 한번 만들어 봤어요."
할아버지의 손길이 참으로 고마웠다. 그건 어쩜 앞서간 세대가 뒤따라오는 세대에게 주는 마음의 선물인지도 몰랐다. 그렇게 전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세대와 함께 사라지고 말, 그 세대가 지닌 숨결인지도 모른다. (얘기마을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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