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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 손 모내기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923 추천 수 0 2002.06.06 07: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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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 손 모내기

  드디어 마침내 비가 내린 다음날. 인우재 논에 벼를 심기로 했다.
천상 천둥소리를 기다려야 했던 천둥지기 논, 농사 흉내를 내려고 부치고 있는 서너골 다랭이 논이다.
  같이 모를 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싶어 전날 지방 내에 있는 젊은 목회자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올 사람이 별로 없다 하여 일이 취소되고 말았다. 급작스런 연락이었으니 서로들 사정이 있었겠지만, 어느새 목회자들이 '노동'에서 그만큼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닐까도 싶었다.
  아무도 없으면 혼자라도 심어야지 생각하며 인우재로 올라가 보니 병철씨가 트랙터로 논을 삶고 있었다. 조숙원 집사님과 안복희 성도님이 장화를 신고 모를 내 주시겠다며 올라왔다.
  진왕근씨도 올라오고, 재철씨와 수진씨도 오고, 규성이 어머니와 선아 어머니도 올라오고, 나중에는 김영옥 집사님과 박종관씨도 올라왔다.
  모가 웃자라 천상 손 모를 심어야 했지만, 일은 금방 끝났다. 다함께 모를 심는, 모를 심어 주는 모습이 너무도 정겹고 고마웠다. 일하는 사이 막걸리도 받아오고, 돼지고기도 끊어와 점심을 차렸다. 우물가 옆 작은 밭에서 자라는 상추를 뜯으니 야들야들한 것이 참 좋았다. 숯불에 구운 고기와 너무 잘 어울렸다. 작은 잔치 분위기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는 건너편 논으로 가 병철씨네 마지막 남은 논에 모를 마저 심었다. 긴 가뭄을 정리하며 다 함께 모여 손 모를 내는 시간. 모를 심는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를 마음 깊이 느낀다. 2001.7.8  (얘기마을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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