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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 감자꽃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858 추천 수 0 2002.06.17 11: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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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 감자꽃

  한동안 가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는 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식이 과학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여도 우리에겐 지나침도 모자람도 모두 힘겨운 것임을 겸손하게 배우게 됩니다. 개발이란이름으로 자연을 정복하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일인지를 아울러 인정하게 됩니다.
  요즘 시골에서는 장마 중에서도 간간이 하늘이 비를 참아주는 시간을 이용해 감자를 캐고 있습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고 그래도 가뭄을 용케 견디고 열매를 맺은 감자를 서둘러 서둘러 캐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씨알이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독한 가뭄 속에서 자기 몫으로 잘 익은 감자가 참으로 대견하게 보입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시련에 굴복하여 우리 삶을 체념하고 포기할 때가 있지만, 자연은 그것이 아무리 극심한 것이라 하여도 묵묵히 위험한 순간을 지나고있음을 보게 됩니다.
1918년 충주에서 태어나 33살이라는 아까운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난 권태응 이라는 동요시인이 있습니다. 폐결핵을 얻어 병마와 사우면서 시를 썼던 분입니다. 병을 얻어 불과 6년 밖에는 글을 쓰지 못했지만 참 아름다운 글을 남겼습니다. 아마 권태응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감자꽃'일 것입니다. 이 동시에 곡을 붙인 것이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려 있어 노래로 '감자꽃'을 기억하는 일이 많습니다.
  권태응의 첫 번째 동시집 이름이 '감자꽃'이기도 했고, 충주에 세워져 있는 그분의 노래비 에도 '감자꽃'이 새겨져 있으니 그의 대표작으로 '감자꽃'을 대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여겨집니다.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마나 하얀 감자

  참 쉽고도 깊은, 단순하면서도 그윽한 동시입니다. '감자꽃'이 일제시대 우리의 혼을 지키기 위해 쓰여진 것이든, 시골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자연스런 일상을 담아낸 것이든 군더더기 없는 노랫말은 우리의 가슴을 맑게 오래도록 울립니다.
  햇감자가 나오는 이 계절, 감자를 사서 그냥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만 해 줄 것이 아니라 '감자꽃'이라는 좋은 시 이야기를 곁들일 수 있다면 우리의 밥상은 더욱 풍성해지겠지요. 20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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