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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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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31. 고맙습니다
해도 추운지 일찍 지고 찬 바람에 등떠밀려 서둘러 땅거미 깔리는 저녁, 솔미 지나 좀재로 가는 모퉁이 길 강가 밭, 추수끝난 밭 한복판에 웬 시커먼 놈이 우두커니 서 있다.
콩을 쌓아둔 낟가리였다.(타작을 위해 쌓아 둔 낟가리가 얼핏 첨성대 같다) 어둠에는 이미 익숙해진 듯 땅거미보다 더 시커멓게 우두커니 혼자 서 있었다.
겨우 얻어 쓴 것이 비닐 한 조각. 혹 내릴지 모르는 비를 막자는 뜻이리라. 어둠속에서 파르스름 빛나는 낟가리 위 비닐조각이 미사 때 쓰는 너울 같다 긴긴 밤 낟가리는 어둠 속에 혼자 서서 긴기도를 바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맙습니다.
비와 바람 뜨거운 볕과 홍수
때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고맙습니다.
이만큼 열매로 익은 건
그들 때문입니다.
그들을 주신 당신의 손길입니다.
지나간 모든 일들,
이제는 고맙습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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