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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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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 2041] 마중물 -독일에서 띄우는 편지
□ 내년엔 가야지
김식품점을 운영하는 김재관 씨 가족이 교회에 나왔을 때 교우들이 느끼는 반가움은 컸으리라. 늘 이용하는 한국식품점이기도 하거니와, 식품점에 들를 때마다 그 가정을 위해 기도했던 교우들이 적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김식품점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마음이 새로웠다. 전에야 같은 한국 사람으로 반가웠지만, 이제는 교우로 만나게 되었으니 그만큼 반가움이 컸다. 김재관 씨의 고향은 봉화, 고향 산천을 그대로 닮은 김재관 씨 내외의 웃음은 언제라도 푸근하다.
"목사님이 설교 말씀을 쉽게 해주셔서 현규가 이해하기 좋았다고 해요."
김재관 씨의 부인 심화섭 씨가 딸 현규를 대신해서 인사를 했다. 현규는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난 2세, 어느새 10학년이 되었으니 우리말보다는 독일어에 더 익숙할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도 설교를 잘 이해했다니 그 말이 더없이 반갑고 고맙게 들렸다.
"그래요? 그건 현규가 그만큼 우리말을 잘한다는 뜻이겠는데요."
나도 반가움에 그렇게 인사를 했다.
"사실은요, 독일에 와서 처음 살 때부터 '내년엔 가야지, 내년엔 꼭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하면서 살았어요. 그런 세월이 벌써 20년이에요."
김재관 씨가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곧 돌아가겠다는 마음 때문에 자녀들에게 우리말을 잊지 않게 했다는 것이었다. '내년엔 가야지, 내년엔 꼭 돌아가야지 했던 세월이 20년'이라는 말속에는 세월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잠깐인 듯 흘러가는, 그게 세월 아니겠는가.
김재관 씨의 말을 듣는 순간 야곱의 대답이 떠올랐다. 아들 요셉의 소개로 파라오를 만났을 때 파라오가 야곱에게 묻는다. "얼마나 수를 누리셨소?" 야곱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 세상을 떠돌기 벌써 백 삼십 년이 됩니다. 얼마 되지는 않으나, 살아 온 나날이 궂은 일 뿐이었습니다."(창47:9.공동번역)
결국 우리들의 삶은 나그네 삶. 외국에서 살며 더욱 실감을 할 뿐 누구도 나그네 삶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이 나그네 삶에 때때로 좋은 만남을 주시니 그 은총에 감사하며 살 뿐!
김재관 씨는 다음에 편한 시간을 정해 식사를 하자고 청하셨다. 같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리라. 그만큼 가까워지리라. 2002.6.29 ⓒ한희철 ( 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 내년엔 가야지
김식품점을 운영하는 김재관 씨 가족이 교회에 나왔을 때 교우들이 느끼는 반가움은 컸으리라. 늘 이용하는 한국식품점이기도 하거니와, 식품점에 들를 때마다 그 가정을 위해 기도했던 교우들이 적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 김식품점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마음이 새로웠다. 전에야 같은 한국 사람으로 반가웠지만, 이제는 교우로 만나게 되었으니 그만큼 반가움이 컸다. 김재관 씨의 고향은 봉화, 고향 산천을 그대로 닮은 김재관 씨 내외의 웃음은 언제라도 푸근하다.
"목사님이 설교 말씀을 쉽게 해주셔서 현규가 이해하기 좋았다고 해요."
김재관 씨의 부인 심화섭 씨가 딸 현규를 대신해서 인사를 했다. 현규는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난 2세, 어느새 10학년이 되었으니 우리말보다는 독일어에 더 익숙할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도 설교를 잘 이해했다니 그 말이 더없이 반갑고 고맙게 들렸다.
"그래요? 그건 현규가 그만큼 우리말을 잘한다는 뜻이겠는데요."
나도 반가움에 그렇게 인사를 했다.
"사실은요, 독일에 와서 처음 살 때부터 '내년엔 가야지, 내년엔 꼭 한국으로 돌아가야지' 하면서 살았어요. 그런 세월이 벌써 20년이에요."
김재관 씨가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곧 돌아가겠다는 마음 때문에 자녀들에게 우리말을 잊지 않게 했다는 것이었다. '내년엔 가야지, 내년엔 꼭 돌아가야지 했던 세월이 20년'이라는 말속에는 세월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잠깐인 듯 흘러가는, 그게 세월 아니겠는가.
김재관 씨의 말을 듣는 순간 야곱의 대답이 떠올랐다. 아들 요셉의 소개로 파라오를 만났을 때 파라오가 야곱에게 묻는다. "얼마나 수를 누리셨소?" 야곱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이 세상을 떠돌기 벌써 백 삼십 년이 됩니다. 얼마 되지는 않으나, 살아 온 나날이 궂은 일 뿐이었습니다."(창47:9.공동번역)
결국 우리들의 삶은 나그네 삶. 외국에서 살며 더욱 실감을 할 뿐 누구도 나그네 삶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이 나그네 삶에 때때로 좋은 만남을 주시니 그 은총에 감사하며 살 뿐!
김재관 씨는 다음에 편한 시간을 정해 식사를 하자고 청하셨다. 같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리라. 그만큼 가까워지리라. 2002.6.29 ⓒ한희철 ( 독일 프랑크푸르트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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