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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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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37. 꽃산책
아침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직 잠든 소리를 깨웠다. 전날 잠들기 전의 약속이었다. 약속을 기억했던지 소리가 투정없이 자 리에서 일어났다. 아침 산책을 하기로 약속한 것이었다. 때로 잠이 길어 학교 가기를 벅차하는 소리를 위해 아침 산책을 권했던 것이었 는데, 그걸 녀석이 편하게 받아 들였다.
가을 문턱을 지나는 아침 길은 걷기에 좋은 길이었다. 선선하고 맑은 공기가 마음까지를 다 깨끗하게 비워냈고, 아무도 지나가는 이 없는 조용한 길은 생전 그길을 우리가 처음 걷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아침 안개로 저만치 산이 가려 막힌 길을 소리의 손을 잡고 걷는다. 드문 즐거움!
길가에 핀 꽃 하나하나를 찾아 이름을 묻고 아는 대로 대답하고 모르는 것은 나중 식물도감에서 찾기로 하고...
그중 달맞이꽃을 지날때 소리의 탄성
“이슬에 젖은 달맞이꽃은 정말 이쁘다!”
작실로 오르는 산모통이까지 갔다가 뒤돌아서 이번엔 개울을 따라 신작로까지 걷는다.
저 만치 피어오르는 강 안개, 강은 강대로 아름다웠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소리는 다시 한번 부탁을 했다.
“아빠. 내일 아침에도 깨워줘”
“왜?”
“꽃산책 하게”
꽃 산책. 딸은 그날 아침의 산책을 꽃산책이라 부르고 있었다.
딸이 붙여준 이름 꽃 산책! (얘기마을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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