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77.갈수록 그리운 것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6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77.갈수록 그리운 것


‘갈수록 그리운 건 샘물이지 싶습니다.’
오전 내내 뚝딱거려 작업을 했다.
모든 연장과 나무 궤짝, 그리고 주변의 각목 조각들을 주워 모아놓고, 톱으로 쓸고, 망치로 박고, 지난번 쓰다 남은 페인트를 칠하고, 제법 분주하게 돌아쳐서야 서툰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교회 수도를 팔 때, 교회 입구 쪽으로 수도가를 만들었다.
길가 쪽인지라 마을 분들 일하러 지나가다 혹 목마르면 시원하게 목축이고, 땀이라도 시원하게 씻으라 일부러 위치를 그곳으로 잡았다. 대개가 원래 의도대로 쓰이지만, 때때로 엉뚱하게 쓰이기도 한다.
몇 안 되는 동네 꼬마 놀이터 -소꼽장난하며 밥쌀 씻는 곳이다.-되기 일쑤이고, 좀 큰 녀석들은 물쌈을 하기도 하고, 아예 호스로 물을 끌어 농약을 주기도 하고, 동네에 큰 일 있을 땐 큰일에 필요한 물을 대기도 한다.
이번 여름엔 동네 할아버지가 당신네 마른 논에 물을 댄다시며 하루 종일 물을 틀어 놓은 적도 있었다.
쉬 바닥나는 동네 물 사정에 비해 다행히 물이 넉넉해 그 어떤 쓰임새를 두고도 물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 봉사하기 위한 수도이기에 쓰임새가 무엇이건 싫은 말 안했지만, 지나친 사용을 두곤 속상하기도 했다.
됫박 모양의 작은 나무 상자를 만들어 나무 막대기에 박고선 우물가에 세웠다.
그 안에 세수 비누와 바가지를 올려놓았다.
그 옆에 T 자 모양의 푯말을 세워 ‘갈수록 그리운 건 샘물이지 싶습니다.’라 썼다.
<정도를 벗어난 사용은 알아서 삼갑시다.>란 속뜻을 어렴풋 헤아려 주었음 싶었다. 어정쩡한 봉사를 한답시고 때로 껄끄럽게 바라보게 되는 내 시선을 고치고도 싶었다.
편히들 쓰십시오. 정말 바라는 건 그거랍니다.
‘갈수록 그리운 건 샘물이지 싶습니다.’란 애매한 말을 두고 선뜻 그 뜻을 헤아리긴 어렵겠지만, 정말 속뜻은 편하게들 쓰시라는 그런 뜻이었다.
자신을 부추긴 선한 의도가 선함으로 이어지길. (198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9 한희철 180.옥수수 대 한희철 2002-01-02 4400
298 한희철 179.촌로(村老)의 말씀 한희철 2002-01-02 4382
297 한희철 178.형에게 한희철 2002-01-02 4356
» 한희철 177.갈수록 그리운 것 한희철 2002-01-02 4366
295 한희철 176.정말로 모자른 것 한희철 2002-01-02 4434
294 한희철 175.부모사랑 한희철 2002-01-02 4386
293 한희철 174.떨어지는 낙엽을 볼 때마다 한희철 2002-01-02 4414
292 한희철 173.불이문(不二門) 한희철 2002-01-02 4364
291 한희철 172.사고 한희철 2002-01-02 4404
290 한희철 171.덕은리 한희철 2002-01-02 4365
289 한희철 170.무모한 명분 한희철 2002-01-02 4413
288 한희철 169.순박한 가난 한희철 2002-01-02 4378
287 한희철 168.땅에 대한 집착 한희철 2002-01-02 4390
286 한희철 167.무기력 한희철 2002-01-02 4368
285 한희철 166.쓰러진 벼 한희철 2002-01-02 4380
284 한희철 165.단순한 삶 한희철 2002-01-02 4370
283 한희철 164.할머니의 밤 한희철 2002-01-02 4371
282 한희철 163.전기 요금 한희철 2002-01-02 4335
281 한희철 162.고맙구 미안하다 한희철 2002-01-02 4336
280 한희철 161.함께 나눠야 할 몫 한희철 2002-01-02 4479
279 한희철 160.참깨와 고추 한희철 2002-01-02 4412
278 한희철 159.매미 울음 한희철 2002-01-02 4398
277 한희철 158.개 한희철 2002-01-02 4340
276 한희철 157.떠남을 앞두고 한희철 2002-01-02 4400
275 한희철 156.하늘에 쓴 글 한희철 2002-01-02 4381
274 한희철 155.화장실의 꽃 한희철 2002-01-02 4408
273 한희철 154.할머니의 믿음 한희철 2002-01-02 4371
272 한희철 153.힘든 유혹 한희철 2002-01-02 4425
271 한희철 152.최선 한희철 2002-01-02 4344
270 한희철 151.금싸라기 참외 한희철 2002-01-02 4381
269 한희철 150.밤을 따며 한희철 2002-01-02 4374
268 한희철 149.씁쓸한 해답 한희철 2002-01-02 4376
267 한희철 148.마주 잡은 손 한희철 2002-01-02 4393
266 한희철 147.무심한 사람들 한희철 2002-01-02 4390
265 한희철 146.해바라기 한희철 2002-01-02 435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