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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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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24. 산당화 나무
교회 마당 한쪽에 산당화 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이리저리로 뻗친 게 보기에 안 좋았다. 머리를 빗지 않아 마구 헝크러진 형국이었다.
전지가위를 가지고 나와 이리저리 가지를 쳤다. 살짝 다듬는다고 한 일이 이리치고 저리치고 하니 군에 가는 청년 머리 자른 모양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헝크러진 모습보다는 단정한 듯 싶어 나아 보였다.
주일 오후였다. 김을순 집사님이 삼태기와 비를 가지고 교회로 오셨다. 무얼 하시나 보니 산당화 주변에 떨어져 있는 가지들을 담아내시는 것이었다.
가지치기를 하고 잘려진 가지들을 나무 아래로 쓸어 넣어두었는데 아마 그것이 보기 싫으셨던 모양이었다. 몹시 허약한 몸이지만 그래도 집사님은 잔가시가 많은 가지들을 삼태기에 담아내셨다.
나중에 보니 나무 주변이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었다. 떨어진 가지들을 모두 치웠을 뿐아니라 풀도 뽑아냈고 나무 주변엔 작은 돌들로 테두리를 만들어 한결 나무가 돋보였고, 나무 옆으로 풀을 뽑아낸 자리엔 파를 나란히 심어 놓으셨다.
그 허약한 몸으로도 집사님은 얼마든지 주님의 성전 뜰을 아름답게 가꾸셨고 그런 일이야 말로 몸으로 드리는 거룩한 ‘산 제사’와 다름없는 일이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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