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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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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93.친구의 정
친구 변 목사와 전화가 연결된 건 늦은 밤이었습니다. 낮에 몇 번 연락했지만 연결이 안 되었습니다. 변 목사는 수원 변두리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자주 못 가는 수원, 모처럼 들른 김에 보려고 했는데 밤에야 연결이 되다니 아쉬웠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전화를 끊으려는데 친구가 단강에 언제 돌아갈거냐 묻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갈 거라 하자 친구는 엉뚱하게도 지금 넘어가자고 했습니다. 밤이 제법 깊은 시간이었고 낮에도 그는 먼 곳을 다녀온 터였습니다. 고맙지만 됐다 하자 아니라고 지금 다녀오자고 그는 계속 고집을 부렸습니다.
사실 어린 소리와 규민이 데리고 수원을 다녀 오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 친구 차를 타고 오면야 편하긴 하겠지만 수원에서 단강이 여간한 거리도 아니고, 게다가 친구또한 피곤한 상태, 거절을 했지만 끝내 친구가 이겼습니다. 그는 이내 차를 몰고 우리에게 왔습니다. 옆자리엔 사모님도 같이 앉아 있었습니다.
늦은 밤의 영동고속도로, 어둠속을 우리는 달렸습니다. 산책하듯 어두운 밤길을 그렇게 달렸습니다. 단강에 도착하니 자정에 가까운 시간, 친구는 이내 돌아섰습니다. 하룻밤 같이 자면 좋으련만 다음날 그는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깊은 밤 먼길 다녀가는, 그렇게 돌아서는 친구에게 누군가 사택 앞에 갖다 놓은 고구마 한 봉지를 전할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한없이 약하고 한없이 따뜻한 친구, 변종경 목사, 친구의 깊은 정.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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