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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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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81.불빛 불빛들
밤이 늦어서야 작실로 올라갔습니다. 속회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요즘 같은 한참 일철엔 늦은 시간도 이른 시간입니다.
아랫작실 초입에 이르렀을 때 저만치 다리께에 웬 휘황찬란한 불빛이 번쩍 거리고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웬 불빛 들일까, 가까이 가보니 그 불빛은 차에 늘어뜨려 놓은 전구들이었습니다.
이런저런 물건을 가득 실은 트럭이 날개 펼친 듯 양 옆을 활짝 열고 줄줄이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차려 놓은 물건 규모가 웬만한 가게를 뺨칠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기발한 이동 가게였습니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나와 필요한 물건을 샀고 할머니 몇 분은 다리 난간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매주 토요일 밤이면 들어오는 가게 차였습니다. 충주로부터 오는 차라니 적은 거리가 아닙니다. 차 하나 들어오는 것이지만 가게 하나 없는 동네에는 작은 장이 선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속회 예배를 드리는 언덕배기 광철씨네 집 마당에 올랐을 때 아, 빛나는 것들! 가게차 불빛 여전히 번쩍이고, 서산 밤하늘엔 맘껏 늘어진 가느다란 초승달과 파란 별 두 개, 어둠 속 지워질 듯 희미하게 빛나는 양지말 집집 불빛들. 하늘과 땅 맑게 일렁이는 불빛, 불빛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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