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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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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14. 광 안 가득한 정(情)
신동희 집사님과 이숙자 성도님은 요즘 출퇴근을 하며 일을 한다.
출퇴근이래야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매일 일하러 다닌다.
비닐하우스 일이다. 품 사기가 어려우니까 아예 남자 1명 여자 3명을 고용해 월급제로 일을 맡긴 것이다.
야채류를 키운다 한다. 덕분에 두 분은 낮 예배를 드리기가 어려워졌다. 한 달에 세 번 쉬기로 한 약속과는 달리, 주일에도 일하러 가게 되곤 했던 것이다.
저녁예배시간에야 만나게 되는데, 얼굴들이 벌써 까매지셨다. 까매진 얼굴이 결코 건강하게만은 안 보여 물었더니, 사실 몸이 안 좋다 한다.
이중으로 비닐이 쳐져있는 하우스에 들어가면 얼마나 더운지, 얇은 옷을 입어도 한여름인양 땀이 밴다 한다.
그러다가 밖에 나오면 바람이 차고. 또한 비닐하우스 아의 공기가 좋을 리 없다. 퇴근을 하는 신집사님의 마음이 무거웠다.
그 전날 땔감이 떨어졌고, 광이 텅 비어 있는 것을 아침 일찍 출근을 하면서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까짓것 저녁이야 해 논 찬밥으로 병관이와 대강 먹으면 됐지만, 천상 냉방에서 자야 하게 생겼으니, 며칠 몸이 안 좋은 병관이가 더욱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어쩌랴.
퇴근길은 이미 땅거미 진 어둘녘, 밤중에 나무를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힘없이 집으로 들어선 신 집사님이 깜짝 놀라고 말았다. 텅 비어 있던 광에 웬걸, 나무가 가득 채워져 있지 않은가.
도깨비 홀린 듯싶어 껌뻑껌뻑 눈을 껌뻑여 다시 확인해 보지만 분명 광엔 나무가 가득하다. 이런 세상에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앞집 안집사님께 달려가 물으니 사연인즉 그러했다.
정경희씨가 주보를 읽다 신집사님네 사정을 알게 됐다.
정경희씨는 작년 말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교우다.
일하러 다니느라 나무할 시간이 없다는 걸 안 정경희씨가 신집사님네 들려보니 광이 비어 있었다.
남편에게 사정 애길 했다. 단강리 반장인 남편 구광태 씨도 부인 정경희씨를 따라 지난번 송구영신예배때 부터 교회에 나오고 있다.
남편 구광태씨는 기꺼이 산에 올라 나무를 했고, 지게로 나르기에는 양이 많아 지나가는 경운기를 불러 세웠다.
봄 농사 준비하느라 퇴비를 나르고 돌아가던 길, 운전하던 성일이 삼촌도 기꺼이 일을 도왔다. 두 장정이 일을 하니까 까짓 광하나 채우는 게 어려운 일이겠는가.
금방 광엔 나무가 가득했다. 신집사님이 느낀 고마움이야 어찌 쉬운 말로 하랴. 광에 가득한 건 나무보다도 이웃의 정인걸,
병관이 중학 입학 준비하러 부론장에 다녀오는 길, 신집사님은 특별히 양말 두컬렐 샀고, 거듭거듭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구광태씨에게 전했다.
아름다운 얘기들. 이렇게 알려지면 오히려 당황하게 될, 작지만 소중한 아름다운 얘기들.(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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