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938. 경선형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5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938. 경선형


자동차 경주를 하는 차들의 질주처럼 유리창을 타고 흐르고 빗방울이 연신 흘러 내립니다. 제깐에는 굉장한 속도입니다.
봄가뭄에 애를 태우던 이 땅 농부들의 가슴도 빗방울 가득 맺힌 저 창문처럼 실컷 젖을 밤입니다.
하늘 야단인 번개와 천둥이 모처럼 시원하게 들립니다. 재생천(보온 덮개)을 깔았다 하지만 조립식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유난스럽습니다.
잊그제 구한 황병기 가야금 연주를 틀으니 비오는 밤 기분하고 그럴듯 맞아 떨어집니다.  가만히 앉아 창문가 빗방울 구경하다 펜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내는지요. 늘 그렇겠지요
오늘 태자에서 Peter Paid & Mary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며 장일순과 이현주가 노자를 함께 읽으며 대화 나눈 '노자이야기'를 읽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청파교회 이야기 시간을 생각하며 괜히 마음이 착 가라앉곤 했습니다.
저만의 세계를 향한, 저 낮은, 낮아서 깊은 자아를 향한 여행을 언제 제대로 떠날 수 있는건지, 개폼만 잡다 한번 떠나지도 못하고 병드는 건 아닌지, 하나 둘 스러지는 가능성들을 어떻게 정리할 수 는건지, 뭐 그런것들이 얼기설기 뒤엉키기도 했습니다.
몇가지 피할 수 없는 일들. 이렇게 가기만 하다간 언젠가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몇번 되씹어 흔해질 법도 한 그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기도 했습니다. 
군더더기를 버리고 싶음
할 수 있는 한 단순해 지고 싶음.
본질에 닿고 싶음.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음.
뭐 그런 바램들이 마음 곁을 맴돌기도 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원주 MBC-FM 에서 칼럼을 방송합니다. 형이 봤는지 모르겠지만 크리스찬신문에 원고를 다시 보내고 있습니다. 신앙과 교육 동화 이따금씩의 원고청청탁 설교요청, 매주 이어지는 얘기마을 그게 내 삶의 테두리이자 장(場)입니다. 그런것과 맞바꿔 치열함을 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결코 그것만이 될 수 없는 생의 변화를 난 아직도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책을 위로라도 하듯 5-6月경엔 책이 한 두권 다시 나올 예정입니다. 이렇게 가는 젊음이 때론 아프고 때론 서럽고 합니다.

마을에 어둠이 내리면, 그리고 새벽이 오면 뒷산에서 우는 새가 있습니다. 휘-익! 그저 단순한 휘파람소리를 길게 내는 그런 새입니다.
처음 시집온 지집사는 그 소리에 놀라 이불을 뒤집어 쓴채 시아버지께로 달렸다고도 합니다. 볍씨를 담고있는 아주머니, 할머니들로 부터 그 새의 내력을 들었습니다.
죽은 총각의 원혼을 노래하는 새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님을 두고 죽은 총각이 님이 그리워 우는 소리라는 것이었습니다.
‘휘-익’ 다시 한번 새가 울때 왠지 가슴이 저렸습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래하는 새.
이루지 못한 사랑을 숯처럼 안고 살아가는 이 땅 농부들의 가슴 속에 밤이면 울어대는 새, 가느다랗게 메마른, 비쩍 야원 길다란 탄식! 이름도 따로 없이 '죽은 총각이 우는 새'일뿐인 기이한 울음이 이제부턴 전혀 새롭게 들릴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지난번 형의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필요한 말씀을 찾는 형의 고뇌가 내겐 가장 은혜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삶의 몫임을, 이야기 나누는 일이 언제라도 소중한 일임을 새롭게 배웠습니다.
작은 마을 단강에서 있었던 며칠동안의 훈훈함을 언제 어디서 라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뒷자리 앉아 간절함으로 형 얘길 듣던 형수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 마음을 과분한 사랑으로만 받으소서. 평화를 빕니다. 단강에서 한희철드림   (얘기마을199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0030 김남준 죄에 대한 적극적인 정의 김남준 2010-04-18 3953
10029 김남준 자녀들이여-치유된 마음에 깃드는 공경 김남준 2007-12-17 3953
10028 이해인 지혜를 찾는 기쁨 이해인 2006-09-24 3953
10027 필로칼리아 If you wish [1] 사막교부 2008-01-04 3952
10026 김남준 회심과 거듭남의 구별 김남준 2010-05-16 3951
10025 이현주 의인은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한다 이현주 2009-03-31 3951
10024 임의진 [시골편지]중앙 다방 file 임의진 2008-05-15 3951
10023 김남준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할 때 김남준 2010-08-02 3949
10022 한희철 우리 그냥 한희철 2011-04-28 3948
10021 김남준 순종해야 깨닫습니다. 김남준 2010-06-29 3948
10020 김남준 가장 큰 걸림돌 김남준 2007-05-09 3948
10019 김남준 한 사람을 부르시는 부르심 김남준 2009-04-12 3947
10018 이해인 헌혈 이해인 2009-01-09 3947
10017 임의진 [시골편지]봄 날씨 file 임의진 2008-05-15 3947
10016 한희철 시루에 물은 채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 한희철 2010-01-28 3946
10015 김남준 거룩한 삶의 열매로서의 도덕 김남준 2007-02-09 3946
10014 한희철 천 리도 지척이라 한희철 2011-03-27 3945
10013 임의진 [시골편지] 루돌프 사슴코 file 임의진 2009-11-28 3945
10012 이해인 자목련 아가 이해인 2007-02-11 3945
10011 이현주 쉬지않고 이현주 2006-12-30 3945
10010 한희철 가을에는 손톱 발톱도 다 먹는다 한희철 2009-12-05 3944
10009 김남준 가족들을 무조건 섬기라 김남준 2007-05-18 3944
10008 임의진 [시골편지]마을회관 전시회 file 임의진 2007-05-04 3944
10007 김남준 내가 진실로 이르노니 김남준 2009-05-15 3943
10006 김남준 부끄러운 기도제목 김남준 2006-10-23 3943
10005 김남준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사람들 김남준 2009-06-28 3942
10004 김남준 공의는 주께, 수욕은 우리에게 김남준 2007-06-21 3942
10003 이현주 마음에 새긴다는 것 이현주 2008-04-21 3941
10002 이현주 내 죄가 등 뒤에서 새어나가고 있는데 이현주 2008-02-09 3941
10001 김남준 아내들이여-아내의 불순종과 자녀의 삶 김남준 2007-11-23 3941
10000 이해인 꽃의 길 이해인 2007-04-03 3941
9999 한희철 빨리 먹은 콩밥, 똥눌 때 보자 한다 한희철 2010-01-10 3940
9998 임의진 [시골편지]바지랑대 file 임의진 2007-09-10 3940
9997 필로칼리아 작은 노력 [1] 사막교부 2007-06-29 3940
9996 이현주 안 되는 일이 없는 사람 이현주 2006-11-06 394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