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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주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6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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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한희철819. 주사


“엄마야!”
그야말로 총알이 튀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마당에서 풀을 뽑고 있는데 갑자기 예배당에서 한 아이가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쏜살’같이 마당으로 튀어 나왔습니다. 미애였습니다. 놀이방에 왔던 미애가 신발을 양손에 든 채 질겁을 하고 밖으로 내 뛴 것입니다. 질러대는 비명소리가 여간 아닌 게 예배당에 뱀이라도 나온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미애가 뛰자마자 뒤를이어 이번엔 아내가 뛰어나오더니 저만치 도망간 미애를 뒤쫓아가 잡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예배당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마을 보건소장님인 유보비 집사님이 놀이방 아이들에게 뇌염예방 주사를 놔주러 온 것인데 주사기를 본 미애가 기겁을 하고 내뺀 것이었습니다.
울고 불고 난리를 친 끝에 미애는 결국 억지로 주사를 맞았고, 주사를 맞자마자 또다시 신발을 든 채 도망쳐 나와 아예 작실집으로 내빼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엉엉 엉엉, 내내 울면서 종종 걸음을 쳤습니다.
그래도 나머지 아이들은 차례대로 의젓하게, 말이 의젓하게지 울상이 된 얼굴들이 가히 볼만 했지만, 주사를 맞았습니다.
안아프라고 맞는 주사를 잠깐의 아픔 때문에 피하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 엉엉 울며 작실로 올라가는 미애의 우스운 모습이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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