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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7. 부활과 봄나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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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77.부활과 봄나물 

 

부활주일을 이틀 앞둔 금요일 아침. 아랫말에서 올라온 임집사님네 식구들과 함께 작실로 올라갔다. 

새해 들어 단강초등학교의 기능직 직원으로 단강에 들어온 임집사님네는 부인 한정숙집사님과 7살 된 화랑이, 4살 된 다혜, 모두가 믿는 이들어라 우린 새로운 식구를 맞는 즐거움을 모처럼 누리게 되었다. 

부활주일 예배 후에 교인들과 함께 할 점심 반찬을 직접 뜯어서 하기로 했단다. 아이들과 함께 산보 삼아 작실로 올라가는 동안 한 집사님과 아내는 열심히 나물을 뜯었다. 

나물이라야 달래와 냉이 쑥등 몇 가지 되지도 않았고, 아직 때가 일러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찾아도 키가 작아 한참을 뜯어야 했지만 그래도 한나절 뜯은 걸 모으니 한때 찬거리는 넉넉히 되었다. 

내려오는 길, 사택에서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같이 한나절 보내고 한 밥상에 둘러 앉으니 오랫동안 함께 지낸 이웃과 마주 앉은 듯 어색함이 없었다. 

‘밥상공동체’란 말은 그래서 생겨났고, 그래서 필요하지 싶었다. 죽음을 이기고 살아난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절에 언땅 헤치고 돋아난 봄나물로 점심을 먹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주님의 부활은 해마다 봄나물이 새로 돋을 무렵이었고, 그건 부활의 또 다른 뜻이기도 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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