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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725.은총의 빛
아쉬움으로 해가 진다.
가을의 해는 이쉬움으로 진다.
싯누렇게 익어가는 벼들, 속으로 속으로 자신을 익히는 벼들에게 더 많은 볕을 주고 싶은데, 더 주고 다 주고 싶은데, 서산 마루에 올라선 하루 해가 남을 볕을 남김없이 털다가 아쉬움으로 기울곤 한다.
키를 더해가는 산그림자 사이, 마지막 볕을 은총으로 받는 염태고개 산다랭이 벼들.
문득 나도 거기 눕고 싶은, 은총의 빛 아래 한개 벼로, 한 개 논다랭이로 있고 싶은 간절한 바램.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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