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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똥금 사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55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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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04.똥금 사과


신나는 유행가 곡조가 차 소리와 함께 마을 어귀에서 울려 퍼지면 ‘장사 차 왔구나’대뜸 알아챕니다.
가끔 승학이네 트랙터와 혼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우렁찬 유행가를 앞세우고 마을로 들어오는 건 대개 장사차입니다.
마을에 가게가 없다보니 가끔 물건을 실은 차들이 동네를 찾아와 물건을 팔곤 합니다.
“사과 사세요 사과. 과수원에서 가져온 싱싱한 사과를 싼 값에 팝니다.”
음악소리와 함께 울려대는 소리를 들어서는 이번엔 사과 장사차가 온 것입니다.
방앗간 앞에 선 사과차는 사과를 사라고 몇 번 더 안내방송을 하더니만 이내 왔던 길을 되돌아 동네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대개의 농작물이 그렇듯 사과도 졸지에 똥금이 되어 그렇게라도 팔아보려고 사과를 차에 싣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는 것 모르지 않지만, 대부분 일하러 나간 텅 빈 동네에 누가 있어 사과를 사겠습니까.
사람 있다 한들 무슨 여유 있어 남 아픈 맘 달래듯 선 듯 사과를 사줄 수 있겠습니까. 오죽하면 시골까지 찾아와 사과를 팔까, 먼지 일으키며 한 개 팔지도 못하고 되돌아가는 사과 차 뒷모습이 그렇게도 기운 없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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