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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사다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0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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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1.호사다마


호사다마라 했던가. 지난번 백수가 고입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하여 기쁨이 되었던 최일용 성도님 가정에 뜻밖의 어려움이 닥쳐왔다.
맏아들 한수씨가 경운기 사고로 다리를 다친 것이다. 과수원집 일을 가 닭똥을 실어 나르다가 경운기에서 떨어진 것이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뼈가 부서진 것이 아니라 부러졌다. -오히려 부러진 것이 회복도 빠르고 후유증도 적다한다. 하나님은 그렇게 채찍을 드시는 걸까, 당신 곁 떠난 택한 사람들게 -
근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는 아직 첫돌이 지나지 않은 한수씨의 막내딸 진아가 아무것도 못 먹고 앓아눕고 말았다.
얘기를 전해들은 수요일, 저녁예배를 마치고 들렸더니 벌써 병원으로 가고 없었다. 어린 상선이와 상원이가 삼촌인 백수와 함께 잠을 자게 됐다. 안됐다 싶었는데, 방에서 기도를 하고 나오시던 김영옥 성도님이 덥석 상원이를 등에 업으신다.
집에 데리고 가 재우시겠다는 것이다. 마당에 나왔는데 돼지가 난리다. 밥을 못 먹은 모양이라며, 지금순 집사님께서 가방을 놓더니 돼지 먹이를마련해 주신다.
돼지 우리 속에 들어가 쇠고랑으로 짚더미를 들춰 먹이통을 찾아내고선 겨와 뜸물을 갖다 부었다.
아기를 업고 문을 나서는 분이나, 슬리퍼를 신고 서슴없이 돼지 우리 속으로 들어간 그분들을 바라보며, 이토록 따뜻한 마음임에도 농촌이 어려운 건 도대체 얼마나 버림받은 땅이기 때문일까 싶어 한편 씁쓸하기도 했다.
아침에 나무 담 하나 사이로 김영옥 성도님을 만났더니, 밤새 상원이가 울지도 않고 잘 잤다시며 활짝 웃으신다.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웃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대하는.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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