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766.따뜻한 사랑이 스러지는 생명을 일으키고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766.따뜻한 사랑이 스러지는 생명을 일으키고


밤늦게 온 전화, 고성에서 목회하는 친구 최경철 전도사였다.
고성에 사는 한 어린이가 다음날 원주 기독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피가 모자라니 헌혈할 사람을 구해달라는 전화였다. 필요로 하는 피는 O오형으로 남자 피만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사정이야 딱한 노릇이지만 O오형의 남자, 그것도 열 명을 한나절에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암담했다.
다음 날, 한참을 망설이다 한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헌혈을 부탁하는 것이 못할 일을 하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한 생명을 구하는 일, 미안함을 누르고 전화를 드렸다. 그러나 아뿔사. 마침 그날이 고등학교 입시 전날, 수험생들의 임시 소집일 이었다. 학교 학생들은 일찍 집으로 돌아갔고 남아있는 학생은 1학년뿐인데 1학년은 헌혈할 나이가 규정에 미달된다는, 선생님의 안타까운 대답이었다.
그러나 곧 다시 걸려온 전화, 마침 교실에 남아 청소하던 O오형을 가진 2학년 남학생 두명이 헌혈을 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몇 군데 전화를 걸고 있는데 마침 아는 청년이 올라왔다. 대뜸 혈액형을 물었고 마침 O오형이었다. 얘길 듣더니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시간 약속을 했다.
태자 아저씨를 만난 건 길거리 도로에서였다. 맞은편에서 커다랗게 부르는 소리가 나 바라보니 아저씨였다. 얘길 들었다고 하시며 아저씨는 필요한 혈액형을 물었다. O오형이라 대답하자 기다렸다는 듯 나도 O오형이라며 기뻐하셨다. ‘약주 좋아하셔서 안 될 것’이라는 농반 진반 얘기를 뒤로 하고 곧 병원으로 가겠다며 아저씬 이내 사라졌다.
병원에서 만난 서지방청년연합회 회장인 조병국은 제 근무했던 군에 연락을 하고 아는 직원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서둘러 달려온 태자 아저씬 헌혈을 위한 검사에서 퇴짜를 당했다. 혈압이 높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헌혈을 위한 결함 사항 없이 지냈다며, 뛰어와 그럴 수도 있으니 좀 쉰 두 다시 재보자 했지만 역시 혈압에서 걸렸다. 괜히 수선만 피웠다며 미안한 표정.
그러나 그 모습은 고맙고 아름다웠다. 헌혈실 의자에 앉아 마주보는 서로의 모습 모두가 그랬다.
‘따뜻한 사랑이 스러지는 생명을 일으키고’
청소하다 달려온 학생들의 걸음이 귀해, 책을 사 전하며 책머리에 쓴 대로, 스러지는 생명을 일으켜 세울 것은 따뜻한 사랑밖에 없었다.
그렇다.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에만 우리 삶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금년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 그러나 어둠 깔리는 저녁 병원 문을 나서는 마음은 훈훈하기만 했다. (199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 한희철 766.따뜻한 사랑이 스러지는 생명을 일으키고 한희철 2002-01-02 4349
10964 한희철 1363. 정월 대보름 풍습 한희철 2002-01-02 4349
10963 한희철 393.지도 한희철 2002-01-02 4349
10962 한희철 1158. 은총의 밤 한희철 2002-01-02 4349
10961 한희철 834.코카콜라가 맛있다고? 한희철 2002-01-02 4349
10960 한희철 1030. 괜한걸 뻔한걸 한희철 2002-01-02 4349
10959 한희철 1099. 하나님께 맡긴 삶 한희철 2002-01-02 4349
10958 한희철 1286. 천둥번개 한희철 2002-01-02 4349
10957 한희철 691.먼 길 한희철 2002-01-02 4348
10956 한희철 1061. 그 무모함 한희철 2002-01-02 4348
10955 한희철 1454. 나는 3등! 한희철 2002-01-02 4348
10954 한희철 1513. 개구리 요란하게 우는 밤에 한희철 2002-01-02 4348
10953 한희철 747.봄(6) 한희철 2002-01-02 4348
10952 한희철 1121. 실감 나는 얘기 한희철 2002-01-02 4348
10951 한희철 864.가을 볕 한희철 2002-01-02 4348
10950 한희철 1299. 이상옥 집사님 한희철 2002-01-02 4348
10949 한희철 548.저놈은 지금 한희철 2002-01-02 4348
10948 한희철 1303. 빈대콩 한희철 2002-01-02 4348
10947 한희철 137.목마름 한희철 2002-01-02 4348
10946 한희철 602.벼 한희철 2002-01-02 4348
10945 한희철 1532. 낫 한자루 한희철 2002-01-02 4348
10944 한희철 1143. 독버섯 한희철 2002-01-02 4348
10943 한희철 1157. 햅쌀 한희철 2002-01-02 4348
10942 한희철 451.옛 전우 한희철 2002-01-02 4348
10941 한희철 904.물방아 한희철 2002-01-02 4348
10940 한희철 1341. 작은 도움 한희철 2002-01-02 4348
10939 한희철 530.소심함과 완고함 한희철 2002-01-02 4348
10938 한희철 501.토엽과 천엽 한희철 2002-01-02 4348
10937 한희철 1786. 강가의 철새들 한희철 2002-01-11 4348
10936 한희철 198.새벽 뒷산 한희철 2002-01-02 4347
10935 한희철 83.아쉬운 것 한희철 2002-01-02 4347
10934 한희철 276.이상한 병 한희철 2002-01-02 4347
10933 한희철 725.은총의 빛 한희철 2002-01-02 4347
10932 한희철 1268. 농사꾼의 고백 한희철 2002-01-02 4347
10931 한희철 529.언제쯤 무슨 이유로 한희철 2002-01-02 4347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