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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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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303.주민등록증
금요 속회 예배를 마쳤을 때 허석분 할머니는 한 가지 비밀같은 얘기를 꺼내셨다. 당신이 어디 나가실 때 꼭 챙겨넣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뭘까, 일흔일곱 되었으면서도 원주는 물론 서울이며 경주며, 멀리 사는 자식네들 서슴없이 다녀오시곤 하는 할머니, 대체 집을 나설 때마다 무얼 챙겨 넣으신다는 것일까?
할머니의 대답은 의외였는데 다름 아닌 ‘주민증’이었다. 언젠가 트럭 한 대가 할머니 곁을 위험하게 스쳐 지나간 후로는 어디 갈 땐 꼭 주민등록증을 빠뜨리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홀로 지내시는 삶
한해 두해 나이가 드실수록 더욱 잊혀져 가는 삶. 그나마 자신의 신분을 밝혀줄 것이라곤 주민등록증, 그것뿐이지 싶다.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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