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532. 낫 한자루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8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532. 낫 한자루

 

뒷결 봉숭아도 축축 늘어지는 한낮, 논에 나와 논둑 풀을 깎고 돌아서는 변 관수할아버지 뒷춤에 낫이 들렸습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더니 구부러질 대로. 구부러져 ‘기역자’를 닮은 허리 뒤에 낫이 들렸습니다. 

인사를 나누며 잠깐 사이였지만 할아버지 뒷춤의 낫을 보는 마음이 부끄럽습니다. 할아버지 낫은 닳을 대로 닳아 거반 날이 위쪽 끝 에 닿아 있었습니다. 숫돌에 갈고 또 갈아 점점 날이 닳은 것이지요. 

아껴쓰던 연필 몽당연필 되듯 할아버지 낫은 풀잎처럼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퍼렇게 날이 선 할아버지의 낫! 

함부로 쓰다 보면 이렇게 고장 나고 저렇게 망가져서 한번 날을 갈아 쓰지도 못하고 버리기가 일쑤인데, 할아버지 낫은 닳고 또 닭도록 여전히 퍼런 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꼬부랑 할아버지가 뒷춤에 들고 가는 낫 한자루, 풀잎같이 가늘어진 낫 한자루를 보는 마음이 영 부끄러운 것은 아무래도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태도가 할아버지 낫에 비해 형편없이 헤프다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얘기마을199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9 한희철 1545. 새집에 새 집 한희철 2002-01-02 4567
1698 한희철 1544. 이 선생님께 드립니다1 한희철 2002-01-02 5996
1697 한희철 1543. 울렁이는 몰골 한희철 2002-01-02 6286
1696 한희철 1542. 이웃에 있는 스님 한희철 2002-01-02 4372
1695 한희철 1541. 함께 집짓기 한희철 2002-01-02 4356
1694 한희철 1540. 햇살 놀이방 아이들 한희철 2002-01-02 4384
1693 한희철 1539. 거지 순례단 한희철 2002-01-02 4368
1692 한희철 1538. 기도의 벽 한희철 2002-01-02 4340
1691 한희철 1537. 여름성경학교 한희철 2002-01-02 4342
1690 한희철 1536. 안집사님네 한희철 2002-01-02 4354
1689 한희철 1535.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 한희철 2002-01-02 4362
1688 한희철 1534. 쓰레기 매립장 한희철 2002-01-02 4362
1687 한희철 1533. 서서 오줌누는 사람 한희철 2002-01-02 4371
» 한희철 1532. 낫 한자루 한희철 2002-01-02 4348
1685 한희철 1531. 허재비 한희철 2002-01-02 4344
1684 한희철 1530. 어떻게 살아온 삶인데 한희철 2002-01-02 4379
1683 한희철 1529. 뭐라고 뭐라고 한희철 2002-01-02 4352
1682 한희철 1528. 눈물 한희철 2002-01-02 4341
1681 한희철 1527. 몰두의 즐거움 한희철 2002-01-02 4351
1680 한희철 1526. 하담을 쌓다. 한희철 2002-01-02 4401
1679 한희철 1525. 쓸쓸하신 하나님 한희철 2002-01-02 4354
1678 한희철 1524. 지경다지기 후기 한희철 2002-01-02 4352
1677 한희철 1523. 주일 다과회 한희철 2002-01-02 4400
1676 한희철 1522. 비가 온다 한희철 2002-01-02 4384
1675 한희철 1521. 고마운 친구들에게 한희철 2002-01-02 4373
1674 한희철 1520. 지경 다지기 한희철 2002-01-02 4397
1673 한희철 1519. 오디 따먹은 얼굴 한희철 2002-01-02 4372
1672 한희철 1518. 어린이 주일 한희철 2002-01-02 4373
1671 한희철 1517. 도반의 편지 한희철 2002-01-02 4386
1670 한희철 1516. 이슬 사진 한희철 2002-01-02 4328
1669 한희철 1515. 하늘 수레 트럭 한희철 2002-01-02 4369
1668 한희철 1514. 햇살과 같은 사랑 한희철 2002-01-02 4362
1667 한희철 1513. 담배 농사 한희철 2002-01-02 4332
1666 한희철 1513. 개구리 요란하게 우는 밤에 한희철 2002-01-02 4348
1665 한희철 1512. 착각 한희철 2002-01-02 4328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150 세종시 보람1길12 호려울마을2단지 201동 1608호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