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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06. 게을러 늦은 건 못먹어두
“아휴, 강가 밭.. 저렇게 퍼런 것 줌 봐유.. 물난리로 물 들었을 때만 해두 누가 씨 뿌려 거둘 줄이나 알았어유? 게을러 늦은 건 못먹어두 시절로 늦은 건 못 먹는 법 읍다.’더니, 그러구보믄 옛 말치구 틀린 말 읍서유.”
담배 수매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같이 차에 탄 이음천 속장님이 강가 밭에 무가 파랗게 자라는 걸 보고도 감탄을 한다.
땅 속 무의 굵기야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무밭의 무잎은 검푸르게 싱싱했다. 물 빠진 뒤에 씨앗을 뿌리기엔 아무래도 때가 늦어 포기한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손해볼샘 잡고 씨를 뿌린 밭에도 그런대로 무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게을러 늦은 건 못 먹어도 시절로 늦은 건 못 먹는 법 없다’는 말이 소중하게 들려왔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늘에 대한 믿음을 깊이 간직하고 있는 말이었다.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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