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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할머니의 눈물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09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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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00. 할머니의 눈물


“저, 목사님과 좀 의논할게 있어유”
사택에 들린 허석분 할머니가 망설이는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며칠 후면 남편의 제사일,   큰아들네로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기 전 그문제를 의논하기 위함이었다.
큰아들이 교회에 나간 뒤로는 제사 대신 예배를 드리는데 그점에 대해서 둘째가 늘 불만이라는 것이었다.
살아생전 좋아하시던 음식도 좀 차리고 예를 갖춰 절을 올리고 싶은데, 삐쭉 예배만 보구마니 영 마음이 허전하다는 얘기였다.
정 제사가 어렵다면 예배는 예배대로 드리고 예배를 드린 후에 자기라도 따로 예를 갖추고 싶다고 둘째가 원을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가 그렇게 원하는 데도. 맏이가 고집부려 못하게 하니 형제간에 의가 상할까 염려가 돼 어머니로써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다는 얘기였다.
“시절이 그러기두 했지만 참 고생 많이 하다 죽었지유. 지대루 입기를 했나유, 먹기를 했나유.” 할머니 기억에도 먼저 간 남편은 한없이 불쌍하다.
“사실은 할머니도 둘째 아들 마음이시죠?”
 어렴풋 할머니 마음 헤아리며 여쭸더니 대답대신 할머니 두 눈에 핑그르 눈물이 돈다.
우리가(기독교가, 교회가) 할머니의 눈물을 너무 쉽게 무시하는 한, 우리는 이 땅과 엄연한 거릴 두고 살아가는 것이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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