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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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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948.나누는 기쁨!
원주 교차로라는 소식지가 있다. 사고 팔 물건들을 소개해 주는 정보지다. 아는 선생님 한분이 그 일을 돕고 있어 선생님의 배려로 ‘교차로’가 집으로도 배달이 된다.
파는 물건란에 이층침대가 실릴 때마다 부지런히 아내는 전화를 걸었다. 한방을 쓰는 소리와 규민이를 위해 마련해 주려했다. 그러나 번번이 ‘팔렸습니다’ 소리만 들어야 했다. 교차로가 발간되는 날이 수요일. 집에 배달되기는 금요일인데 그새 물건이 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교차로는 직거래의 걸을 터준 셈인데 그만큼 시민들의 호응이 크다는 얘기였다.
마침 수요일, 원주를 나갔다 막 나온 교차로를 보게 되었다.
<유모차·보행기·말 ?합 5만원>
얼른 전화를 했다. 아주머니가 받았다. 아직 물건이 안 나갔다는 얘기에 찾아가기로 약속을 했다. 집의 아기가 쓰던 것이라 낡았으니 한번 보고서 결정을 하시라고 아주머닌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다.
책방에 들려 책 ‘소리새’를 사 가지고 아주어니댁을 찾았다. 영구임대아파트 11층이었다. 물건들이 얼마큼씩은 낡았지만 그런대로 쓸만은 했다. 아기용품이라는 게 다 한때 쓰고 마는 것들. 그것이면 새 아기에겐 충분하지 싶었다.
"그냥이라도 드려야 되는건데... 돈을 받는 것이 미안해 어색해 하는 아 주머니에게 “아니요. 이렇게 싼 값에 세개를 구했으니 제가 덕봤습니다.” 인사를 하며 <나누는 기쁨!>이라 표지에 크게 쓴 책을 전해드렸다.
"이거 정말 아저씨가 쓴 책이예요?" 거듭 거듭 묻는 아주머니에게 웃음으로 인사하고, 돌아서 오는 길.
정말 나누는 것은 기쁨이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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