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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당근작업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4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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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492.당근작업


근 한 달 동안 계속 되어온 당근 작업이 이제야 다 끝났다. 강가 밭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당근, 장마가 겹쳐 힘들었지만 그나마 뙤약볕 보단 비가 나았고 덥다고 작업을 미루다간 밭에서 썩히기 십상인 일이었다.
당근 작업은 정확히 새벽 4시에 시작된다. 제법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당근 작업을 위해 새벽 4시가 되면 일할 사람을 데리러 차가 온다.
말이 새벽 4시지 4시에 떠나는 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새벽 두세시도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다. 소죽도 써 줘야 하고 밥 한 술이라도 떠야한다.
당근 캐고 캔 당근 자루에 담고 차에 날라 싣기까지의 일은 빠르면 오후 1시 늦으면 서너시까지 계속된다. 시장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 당근이지만 그 당근 속엔 새벽 고단한 잠을 일으킨 주름진 손길들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저 당나귀 홍당무 대하듯, 그렇게만 대해선 안 될 일이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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