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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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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29. 콩밭 풀뽑기
서울 제일성결교회 청년회에서 농촌봉사활동을 들어오던 날. 콩밭에 풀을 뽑기로 했다.
‘함께 짓는 농사’라는 이름으로 용두동교회 교우들과 함께 콩을 심긴 심었는데, 제대로 김을 매질 않아 콩반 풀반 밭이 그랬다.
특히 삐쭉 자라오른 망초대들은 마치 ‘이 밭 주인은 게으름뱅이래요’ 외치는 듯 싶어 그놈들만이라도 빨리 뽑아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서른 명이 넘는 청년들이 들어가 고랑을 오가니 그런대로 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콩밭은 무더웠다. 가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에 자랄대로 자란 콩밭 사이를 오가려니 이내 온몸엔 땀이 배었다.
바랭이란 풀은 왜 그리 번식력이 강하고 뿌리는 질긴 것인지, 만만치 않은 줄다리기를 쉴새없이 계속해야 했다.
청년들은 이내 지치고 말았다. 농사 일을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이만한 밭엔 얼마만 한 일손이 필요한지, 얼만큼 힘이 들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들어왔는데, 막상일을 해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일이 됬던 것이다.
그래도 어쩌라. 열심있는 청년들이 윗밭으로 올라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문막에서 들어와 함께 일을 하던 최영남성도님이 얼른 차를 타고 솔뫼로 가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땀투성이가 되어 갈증을 참으며 일을 하는 청년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전했다. 콩밭에 흩어져 일하던 청년들이 반가움에 “와! ”하며 일어서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지라 먼 곳은 그냥 아이스크림을 던지고 받고 했는데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들이 재미있었다. 영락없이 둥지안에서 모이를 기다리는 ‘제비 새끼들’ 같았다.
만난지는 얼마 안 되었지만 함께 땀 흘렸다는 평안함에 그런 생각을 얘기하자 청년들도 편하게 웃는다.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맛있게 먹기는 처음이예요.” 한 청년의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땀의 소중함과 한 줄기 바람의 고마움을 온몸으로 배우는 저녁이었다.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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