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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 답답하고 안스러운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27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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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401. 답답하고 안스러운

 

“목사님, 저 앞으로 한 달간은 주일예배에 못 나와요.” 주일 저녁예배를 마쳤을 때 뒤에 남았다 인사를 하던 박정숙 성도님이 머뭇머뭇 얘기를 꺼냈다. 

앞으로 한달간은 주일예배를 못 드린다니? 

“담배를 따야 해요. 담배 농사짓는 집끼리 돌아가며 따는데 남편이 아프니 천상 제가 해야지요.” 

순간적인 막막함.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그래요.” 힘없이 대답하곤 한참만에 말을 이었다. “기도하며 일하세요.”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었지만 대답은 쉽지 않았다. 친정어머니가 남겨주신 신앙을 그래도 힘써 지키려 노력하는 그가 일 때문에 한달을 못 나오면 어찌되는 걸까. 아직 자신의 신앙을 스스로 추스리기에는 신앙의 길로 들어 선지 얼마 되지 않는 초신자인데. 

뭔가 그에게 해야 했던 다른 대답이 있지 않았을까 싶으면서도 사실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그러면서 그냥 답답하고 안스러운. (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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