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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373. 담배 일
“비는 투닥 투닥 청태같이 오는데, 하우스 안에서 꼬딱지 만한, 꼭 서캐알 같은 담배 싹을 포토에 넣다보니 자꾸만 ‘몇 포토나 남았어?’ 묻게 되드라구. 이젠 진력이 나나봐.”
어린 잎담배를 꼬딱지에 서캐알에 비기는 김영옥 속장님 얘기가 재미있다. 흐린눈엔 잘 분간도 안 되는 어린싹들, 해도 해도 줄여들지 않는 담배 모들, 수십년이 지나도록 해마다 반복했을 일이지만 이젠 진력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더는 힘이 들어 드디어는 담배 농사를 포기한 속장님, 그렇다고 이웃 사람 일하는 걸 구경만 할 순 없어 이집 저집 돌아가며 일을 거든다. 담배 농사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속장님은 담배 농사는 그만 뒀지만 담배일까지 놓은 것은 아니다.(얘기마을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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