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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미영이 어머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473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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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221.미영이 어머니

 

아직도 제게는 마지막 병으로 누워 계시던 당신의 야원 모습 보다는 평소 건강하고 활달했던 그 모습이 더 가깝게 남아 있습니다. 

누구보다 건강하셨고 일을 열심히 하셨던 아주머니, 설마하며 진통제로 다스려온 고통이 치명적인 병이었을 줄이야. 병이 당신을 그렇게 쉽게 무너뜨려 야월대로 야위게 하고 끝내는 당신의 마지막 숨까지 앗아갈 줄이야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좀더 병원이 가깝고, 조금만 일이 여유가 있었더라도 하는 아쉬움은 다 부질없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흔일곱, 모두들 당신의 나이를 안타까워 했습니다. 고생하며 살아온 지난날 당신의 삶을 기억하는 이들로선 당신의 그런 어이없는 떠남이 더욱 슬펐습니다. 

집도 고치고, 땅도 사고, 막내 미영이가 대학생이 되었으니 자식들도 다 커 이젠 정말 고생 면할 때도 되었고, 자식들 결혼시켜 손주들 재롱 즐거워 할 때였는데, 그만 당신은 그 앞에서 훌쩍 떠나고 말았습니다. 

“한번에 한 숟깔이래두 하루 열번이문 열 숫깔이여.” 당신이 마지막으로 고통스럽게 누워 있을때 그래도 이웃집 준이 할머니가 당신을 열심히 찾았죠. 이내 토하곤 해 당신 스스로도 무엇 하나 먹기를 거절했지만, 그래도 준이 할머니는 틈틈이 당신을 찾아 물 한모금이라도 떠 넘기려 애를 썼습니다. 

준이 할머니의 환갑잔치가 얼마 남지 않은 걸 알고 있는 아주머니는 그런 극심한 고통중에서도 혹 날 잡아 놓은 좋은 날 당신 떠나는건 아닌가, 좋은 날 떠나 궂은 날 만드는 거 아닌가 때마다 마음을 졸이셨지요. 

“내 잔치날, 내가 업어서라도 데려다 잔치구경 시켜 줄껴.” 준이 할머니 정 깊은 말에 눈물 흘리셨던 아주머니, 사람이 그 일을 어떻게 하겠습니까만 그래도 당신은 당신 떠나는 날이 늘 걱정이었습니다. 

비록 바람은 찼지만 그래도 준이 할머니 환갑잔치는 떠들석하게 잘 끝났습니다. 흥겨운 노래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거움을 함께 나눈, 신나는 잔치날이었습니다.

함께 참석하진 못하였지만 그래도 바람결에 실려온 신나는 소리들을 당신도 들으셨겠지요. 오랫만에 고향 찾은 이들이 이웃인 당신집을 찾아 함께 인사를 나누기도 했으니 당신으로서는 모처럼 적적하지 않은 날을 보낸 셈이 되었구요. 

그런데, 떠나느니 잔치 다음날 떠나시다니요. 엄숙한 약속을 지키듯 당신은 정말로 잔치날을 보내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태어남과 떠남. 그 때와 장소의 선택일진대 잔치날을 보내고 떠나는 당신의 떠남은 더욱 애절했습니다. 

마지막 가물거리는 숨과 정신을 지키느라 당신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당신 떠나는 날이 결코 우연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환갑을 맞는 동네 언니에게 가장 좋은 선물, 마지막 뜻깊은 선물을 전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땀과 눈물, 그리고 사랑이 배인 단강리 섬뜰 마을이 저만치 내려다 보이는 상자골에 당신 묻히시던 날, 땅은 곱고 부드러운 흙으로 당신을 받았고 하늘은 순하고 따뜻한 볕으로 당신을 안았습니다. 편히 쉬소서. 이문복 아주머니. 

당신 살아온 삶이 선하였고, 병중에 누워 함께 손 모아 기도했던, 서툴지만 주님께 드렸던 그 마음 주님은 기억하실 겁니다. 

아니 그래야만 합니다. 주님께서 받지 않으시면 당신 갈데가 어디일지요. 있을 곳이 많다셨던 영원한 나라에서 이젠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얘기마을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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