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1153. 권재분 할머니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91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1153. 권재분 할머니

 

권재분 할머니가 돌아가신 둘째날, 상가집을 찾아 입관 예배를 마치고 나자 굳이 음식을 차리며 들고 가라 권한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 위에 앉아 교우들과 함께 음식을 나눴다. 

음식을 들며 한 교우가 말했다. “할머니가 참 좋을 때 돌아가셨네요. 바쁜 때도 피하고, 날도 선선하고요” 

떠나는 날을 스스로 정할 수가 없는 탓에선지 떠나는 때가 언제냐에 따라 고인의 복됨을 되짚어 보는 묘한 습성들이 이곳엔 있다. 농경사회에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바쁜 철 피했으니 이웃에게 고맙고, 청명한 날씨 택했으니 본인에게도 복되다. 

이야기를 들은 이종태 권사님이 “그러게 옛말에 ‘무눈 머리 싹날때’ 죽는 게 제일 좋다 했지요.”한다. 무눈 머리 싹날때 라니 무슨 말인가 물었더니 무눈 머리 싹 날때란 가을철을 말하는 것으로 장사 지내기 좋은 철로는 가을이 좋다는 얘기였다. 

먹을 양식이 부족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아무데고 흔한 무눈 머리 싹을 잘라 국이라도 끓일 수 있었으니 음식 차리는 부담이 없는 그때가 그중 좋은 때라는 뜻도 담겨 있을 것 같았다. 

떠나는 때를 스스로 정할 수는 없어도 그래도 좋은 때 떠나는 게 복된 일임을.

(얘기마을199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1945 한희철 1433. 규성이와 운동회 한희철 2002-01-02 4393
11944 한희철 192.많은 집 한희철 2002-01-02 4393
11943 이해인 고백 -그대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때 이해인 2009-06-13 4393
11942 한희철 325.글쓰는 손, 일하는 손 한희철 2002-01-02 4392
11941 한희철 1191. 메뚜기 한희철 2002-01-02 4392
11940 한희철 1423. 새로운 길을 걷는 즐거움 한희철 2002-01-02 4392
11939 한희철 226.노래와 함께 자연과 함께 한희철 2002-01-02 4392
11938 한희철 200.시루봉의 염불소리 한희철 2002-01-02 4392
11937 한희철 508.별과 꿈 한희철 2002-01-02 4392
11936 한희철 951. 낡은 상 한희철 2002-01-02 4392
11935 한희철 1004. 기도문 한희철 2002-01-02 4392
11934 한희철 980. 꿀 따기 한희철 2002-01-02 4391
11933 한희철 1033. 절골 돌절구 한희철 2002-01-02 4391
11932 한희철 357.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것 한희철 2002-01-02 4391
» 한희철 1153. 권재분 할머니 한희철 2002-01-02 4391
11930 한희철 287.아이들의 꿈을 돕는 세상 한희철 2002-01-02 4391
11929 한희철 1208. 개구리 한희철 2002-01-02 4391
11928 한희철 229.꿩을 묻으며 한희철 2002-01-02 4391
11927 한희철 883.사랑의 초대 한희철 2002-01-02 4391
11926 한희철 1264. 한 그루 나무로 서서 한희철 2002-01-02 4391
11925 한희철 246. 송사리떼 한희철 2002-01-02 4391
11924 한희철 673.이불 한희철 2002-01-02 4391
11923 한희철 278.부자와 빈자 한희철 2002-01-02 4391
11922 한희철 423.엄마 젖 한희철 2002-01-02 4391
11921 한희철 1465. 차가 거꾸로 가네 한희철 2002-01-02 4391
11920 한희철 651.잠들어선 안 된다고 한희철 2002-01-02 4391
11919 한희철 1073. 눈물겨운 일 한희철 2002-01-02 4391
11918 이현주 4 한희철 2002-01-02 4391
11917 한희철 1466. 기름값 한희철 2002-01-02 4391
11916 한희철 148.마주 잡은 손 한희철 2002-01-02 4391
11915 한희철 665.흙먼지 한희철 2002-01-02 4390
11914 한희철 875.놀이방 선생님 한희철 2002-01-02 4390
11913 한희철 1311. 화가의 고구마 한희철 2002-01-02 4390
11912 한희철 335.민숙이 한희철 2002-01-02 4390
11911 한희철 1366. 놀이방 졸업식 한희철 2002-01-02 4390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