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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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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868. 검은 벼
신작로에 벼들이 한참 널렸다.
벼를 말리기에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신작로가 제격이다. 길 한쪽 편을 벼로 막아 오가는 차들이 불편함을 겪지만 벼를 말리기에 신작로 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섬뜰로 들어서는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저 아래 학교 모퉁이까지 벼들이 길게 널렸다.
지나다보니 중간쯤에 널린 벼가 이상하게 시커맸다. 그것만은 뭐가 잘못됐는지 온통 시커맸다.
반장님네 벼였다. 궁금해 물어보니 돼지가 그랬다는 것이다. 몇년전 개간한 구레 골짜기 논에 벼를 심었는데 산돼지가 내려와 논을 휘집어 놨다는 것이었다.
동네 산간밭의 고구마나 감자, 땅콩 옥수수등을 돼지가 헤집어 건질게 거의 없다는 얘기는 흔하게 들었지만 논의 벼마져 그럴 줄은 몰랐다.
이 사람 저 사람 농촌을 떠나 떠나는 만큼 전지가 흔해졌고, 전에 비하면 농사짓는 땅이야 여유있게 고를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묵는 논밭도 늘어났다. 벌써 산다랭이 쪽으로는 제법 많은 논과 밭들이 그냥 묵고 있는 형편이다.
애써 개간한 논 멀고 경사가 험한 구례 골짜기지만 애써 벼를 심었는데 그걸 이번엔 돼지가 헤집어 망가뜨려 놓았다.
이래저래 어려운 농사
이래저래 귀한 쌀. (얘기마을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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