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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또 다시 견뎌야 할 빈자리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2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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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86.또 다시 견뎌야 할 빈자리


여름성경학교 끝나던 날, 빙 둘러서서 인사를 나누던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하나 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흘간 함께 했던 시간을 두고 벌써 정은 싹터 헤어짐이 아쉬운 것이다. 경림이와 은희가 먼저 눈물을 보였고 그러자 내내 참았던 눈물이 따라 터진 것이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다. 풍금 의자에 마이크 잡고 앉아 마지막 시간을 정리하던 나 자신도 벌써부터 눈물이 목젖까지 차올라 겨우겨우 참아내야 했다. 나마저 울고 나면 와락 눈물바다가 될 것 같았다.
문득 선생님들 떠난 뒤의 교회 빈 모습이 떠올랐다. 며칠이긴 했지만 활달하고 의욕있는 선생님들로 교회는 생기에 넘쳤었는데 모두 돌아가면 남는 건 혼자뿐, 다시 빈자리를 견뎌야 한다.
선생님들과 함께 한 시간을 은총어린 시간으로 간직할 뿐, 아이들은 전에 모르던 허전함을 맛봐야 한다.
아이들과 선생님들 눈가마다 번지는 눈물을 두고도 그랬지만 곧 맞게 될 빈 모습을 두고 꾸역꾸역 빈 울음을 삼켜야 했다.
성경학교가 끝난 다음날, 아이들은 교회 주위를 서성여 맴돌았고 또 몇 명은 우표를 구하기도 했다. 떠나간 선생님들께 편지를 쓴다고.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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