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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227.단강은 싫어요
“승혜야 넌 커서도 여기서 살고 싶니? 아니면 고모 살고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니?”
자주 사택에 놀러오는 승혜에게 아내가 물었다.
승혜가 벌써 3학년이 되었다.
“단강은 싫어요.”
“왜?”
“심심해서요. 숙제하고 나오면 아무도 없어요.”
심심해서 농촌이 싫다는 승혜.
그건 승혜만한 어린 아이뿐이 아니다.
떠난 많은 사람들,
그들도 심심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이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가버리는 무심한 세월이 싫어, 두려워서 떠난 것이 아닌가, 잃어버린 살맛에 대한 두려움이 아이들에게까지 번져 있다.
뿌리가 야위어가고 있는 것이다.
심심함으로...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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