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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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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1023. 양보
기독병원은 강원도에서 가장 크다는 규모에 걸맞게 접수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세상사람 모두가 다 아픈 것인지 접수처에 길다랗게 늘어선 줄이 여간한 게 아니었다. 병원을 찾는 일 자체가 피곤한 일일텐데 치료는 둘째 치고 접수하는 일부터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셈이었다.
여간해선 줄어들지 않는 줄, 그래도 참고 기다리며 규민이 일로 줄을 서서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두 줄 건너편 줄에 서 있던 한 아저씨가 문득 뒷편을 보더 한 아주머니를 부른다. 보니 한 아주머니가 찡얼대는 아이를 업고선 아이를 달래느라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나이가 제법이신 그 아저씨는 한참 뒤에 있는 아주머니를 자기 자리로 오라 해 자리를 양보하고선 대신 당신이 아주머니가 있던 뒷자리로 가 서는 것이었다.
이제 곧 당신 차례, 그런데도 그분은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온 창구 바로 앞 쉽지 않은 자리를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에게 양보하는 것이었다.
고마워 어쩔줄 몰라 하는 아주머니, 고마운 건 아주머니만이 아니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개의 줄로 늘어서 북적북적대는 기독병원 접수실.
한 아저씨의 뜻밖의 따뜻한 배려는 조급함과 파곤함에 지친 모든이들의 마음속에 신선한 감동과 왠지 모를 여유와 기쁨을 전해 주고 있었다.
어지럽고 지쳤던 마음이 순간 찬바람이라도 쇠인듯 여간 상쾌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얘기마을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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