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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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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504. 신작로 잠
변학수 아저씨가 신작로에서 3일 밤을 잤습니다. 도로 가장자리에 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잘 잤습니다,
더위가 심해 피서삼아 그랬구나 생각할진 모르지만, 그만한 낭만이 고단한 이 땅에 남아 있지진 않습니다. 말리느라 길에다 널어놓은 고추들.
질컥질컥 몸 진물러지는 문둥병과 허옇게 대가 마르는 희한한 병들, 온갖 병치레 끝에 딴 고추를 길가에 내다 말리며 혹시나 싶어 고추 옆에서 잠을 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하나하나 먹거리에 배인 손길들 생각하면 어느 것 하나 가벼운 마음으론, 허튼 마음으론 대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촘촘 별 이고 길에서 잔 변학수 아저씨.
붉은 고추 속엔 고추보다 맵고 붉은 농부의 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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