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영혼의 샘터

옹달샘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372.이상한 마라톤

한희철 한희철............... 조회 수 4384 추천 수 0 2002.01.02 21:19:12
.........

□한희철372.이상한 마라톤


농촌으로 목회를 떠나올 때 몇몇 분들이 좋은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첫 목회지이기도 하고 첫 목회지가 농촌이기도 한지라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중 아직도 기억하는 말이 ‘농촌 목회는 마라톤이다’라는 말입니다. 농촌목회를 하고 있던 한 선배의 이야기로 기억됩니다.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이라고, 농촌목회를 빗대었습니다.
단거리는 잠깐만 뛰면 되니까 있는 힘을 다한다. 그렇지만 마라톤은 다르다. 한참을 뛰어야 한다. 그러기에 필요한 것이 체력안배다. 무엇인가를 단 한 번에 해내려고 덤비다간 자칫 제풀에 지쳐 쓰러지고 만다. 대강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햇수로 4년, 그동안 농촌에서 목회 한 짧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농촌 목회는 마라톤이다’라는 말은 꽤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지루해 포기하고 싶고, 자칫 덤비다가 다치기 쉬운 생활. 별다른 일 없이 견디자니 게을러지기 쉽고 그런 자신이 괴롭고, 그렇다고 땀 흘려 일하자니 조건이 열악하고, 참으로 체력안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농촌목회 -어디 농촌목회뿐이겠습니까. 모든 목회가 마찬가지지요. 모든 삶이 마찬가지지요.- 란 마라톤은 마라톤이되 이상한 마라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디가 결승점인지, 지금 내가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 길의 사정이 어떤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달리는 길 가, 박수로 격려하는 이들도, 땀 닦으라 물수건 건네는 이들도 적어 때때론 길을 잘 못 들어선 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합니다.
먼 거리를 뛰는 체력의 한계도 한계이지만, 길조차 잘 못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맘 속 어이없는 갈등도 쉽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도 이 땅엔 그 이상한 마라톤을 뛰는 분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등수와는 상관없이 어디 보이지도 않는 결승점을 향해 그저 묵묵히 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끔씩이라도 그분들께 박수를 보냈음 좋겠습니다. 지금 달리고 있는 그 길이 코스에서 벗어난 길이 아니라는 단지 그 하나만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마라토너에겐 그것이면 족할지도 모릅니다. (199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45 한희철 426.썩은 세상 한희철 2002-01-02 4367
544 한희철 425.객토작업 한희철 2002-01-02 4354
543 한희철 424.쉬운 삶 한희철 2002-01-02 4386
542 한희철 423.엄마 젖 한희철 2002-01-02 4391
541 한희철 422.직행버스 한희철 2002-01-02 4355
540 한희철 421.용서하라 한희철 2002-01-02 4382
539 한희철 420.떠 넘기기 한희철 2002-01-02 4366
538 한희철 419.어떤 축구 선수 한희철 2002-01-02 4337
537 한희철 418.오늘도 해는 한희철 2002-01-02 4429
536 한희철 417.사랑의 안마 한희철 2002-01-02 4388
535 한희철 416.되살이 한희철 2002-01-02 4364
534 한희철 415.그나마 한희철 2002-01-02 4359
533 한희철 414.지팡이 한희철 2002-01-02 4343
532 한희철 413.소나기 한희철 2002-01-02 4371
531 한희철 412.공부방 한희철 2002-01-02 4370
530 한희철 411.거리에서 한희철 2002-01-02 4370
529 한희철 410.들꽃 한희철 2002-01-02 4362
528 한희철 409.은희네 소 한희철 2002-01-02 4421
527 한희철 408.들판이 텅 비었다 한희철 2002-01-02 4345
526 한희철 407.우리 엄마 한희철 2002-01-02 4394
525 한희철 406.용서하소서 한희철 2002-01-02 4357
524 한희철 405.산 한희철 2002-01-02 4384
523 한희철 404.어떤 화가 한희철 2002-01-02 4470
522 한희철 403.좋은 기다림 한희철 2002-01-02 4418
521 한희철 402.변소 한희철 2002-01-02 4376
520 한희철 401.김장 한희철 2002-01-02 4336
519 한희철 400.새벽 제단 한희철 2002-01-02 4355
518 한희철 399.도사견과 교회 한희철 2002-01-02 4350
517 한희철 398.가장 좋은 설교 한희철 2002-01-02 4371
516 한희철 397.시골장 한희철 2002-01-02 4365
515 한희철 396.무너지는 고향 한희철 2002-01-02 4390
514 한희철 395.낯선 객 한희철 2002-01-02 4359
513 한희철 394.제 각각 세상 한희철 2002-01-02 4350
512 한희철 393.지도 한희철 2002-01-02 4349
511 한희철 392.미더운 친구 한희철 2002-01-02 4354

 

 

 

저자 프로필 ㅣ 이현주한희철이해인김남준임의진홍승표ㅣ 사막교부ㅣ ㅣ

 

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각 저자들에게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글을 다른데로 옮기면 안됩니다)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